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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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타임스=최희주 기자]

“커피의 본능은 유혹이다. 좋은 커피는 악마같이 검으나 천사같이 순수하며 지옥같이 뜨거우나 키스처럼 달콤하다.”

나폴레옹을 황제로 등극시킨 프랑스의 정치가이자 외교관이었던 샤를 모리스 드 탈레랑 페리고르의 커피 예찬론이다.

클래식 음악이 은은하게 흐르는 가운데 커피향이 코끝을 유혹하는 그런 멋진 분위기는 아니지만 우리나라는 카페와 커피전문점이 한집 건너 한집일 정도다.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지독하다. 왜 그럴까. 멋일까 맛일까.

커피는 단순히 졸음을 쫓아주는 커피에서 맛과 향을 즐기는 음료가 됐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성인 1인당 매년 353잔의 커피를 마신다. 하루 0.9잔꼴이다. 세계 성인의 1인당 커피 소비량인 132잔이다. 한국의 커피 소비량이 약 2.7배 높다. 커피는 전 세계 인구의 약 30%가 즐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FIS(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내 커피 시장은 연간 판매액이 2016년 2조 3,785억원, 2018년 2조 5,759억원, 2020년 2조 7,180억원으로 2020년 커피 국내 판매액은 2016년에 비해 14.3%(3,395억 원) 증가했다.

커피 수입은 2021년 5억6,356만 달러로 2019년 이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이미지=식품안전나라
이미지=식품안전나라

▲ 액상커피 가장 인기

해마다 커피 판매액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커피는 무엇일까.

2020년 커피 품목별 국내 판매액은 액상커피가 37.5%로 가장 높았으며 그다음으로 조제커피(27.5%), 볶은 커피(26.9%), 인스턴트커피(8.1%) 순이었다.

액상커피는 1조 199억원을 가장 많이 팔렸다. 액상커피는 유가공품에 커피를 혼합해 음용하도록 만든 것이다. 커피 고형분이 0.5% 이상인 제품을 포함한다.

볶은 커피 또는 인스턴트커피에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을 혼합한 조제커피로 7,463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인이 선호 커피 중의 하나는 볶은 커피다. 커피 원두를 볶은 것이나 이를 분쇄한 볶은 커피는 7,310억원으로 나타났다. 인스턴트 커피 2,208억원이었다.

▲ 커피 구입 시 고려사항 1위는

소비자들은 커피를 구입할 때 확인하는 것은 무엇일까.

농림축산식품부 ‘가공식품 소비자태도 조사’에 의하면 소비자는 커피를 구입할 때 커피의 브랜드·상표·제조사 (25.8%)를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다음 제조일자·유통기한(20.5%)을 확인하고 가격(14.6%)이나 용량(12.0%) 원산지(5.9%) 순으로 나타났다.

커피는 원산지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 커피 원산지가 중요하다는 인식과 달리 원산지를 확인한다는 소비자는 5.9%에 불과했다. 오히려 브랜드와 상표를 더 중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료=식품안전나라
자료=식품안전나라

▲ 커피는 건강에 도움 될까

우리 국민이 즐기는 커피. 과연 커피는 건강에 도움이 될까.

커피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 결과가 있지만 아직도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커피의 주성분은 카페인이다. 커피의 대중성은 카페인에 의해 발생하는 흥분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카페인은 우리 인체에서 다양한 작용을 한다. 아라비카종의 커피에는 0.8~1.5%, 로부스타종에는 1.6~2.5%가 각각 함유돼 있다.

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과 기타 알칼로이드의 작용으로 신체의 순환계나 신경계에 생리적 작용과 대뇌나 심장 활동을 촉진시켜 이뇨작용을 한다.

커피의 대표적 성분으로는 카페인, 클로로겐산, 나이아신, 칼륨 등이 있다.

커피는 이뇨작용 외 천식에 효과가 있으며 편두통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지방을 분해하는 등 각종 대사작용을 원활하게 한다.

그러나 단시간에 많은 양을 마시면 불안, 초조, 불면, 두통, 설사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사람에 따라 카페인 분해속도가 다르다. 건강한 성인 남자의 경우 6시간이 지나면 섭취한 카페인의 반 정도가 분해되지만 어린이의 경우 3-4일 정도 남아있기도 한다.

커피 한 잔에는 약 40~108mg의 카페인이 들어있어 보통 하루 5-6잔 정도의 커피는 신체에 별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성인 1인당 카페인 함유량이 최대 400mg, 임산부는 300mg을 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커피는 자신이 몇 잔 정도를 마셨을 때 가장 상쾌한 기분이 되는지 판단해 양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에 민감하거나 심장병, 위장병, 빈혈이 있는 사람은 카페인을 제거한 커피를 마시거나 삼가는 것이 좋다.

테라로사 부산 수영점. 사진=테라로사
테라로사 부산 수영점. 사진=테라로사

▲ 항산화 다이어트 등에 효과적

확실한 것은 커피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우선 위암을 예방한다는 연구다. 커피에 포함되어 있는 항산화 물질 등이 암세포 발생을 억제하고 예방한다는 것이다.

일본 아이치현 암센터연구소 연구진(다케자키 토시로 등)은 약 2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역학 조사에서 커피를 매일 3잔 이상 마시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위암에 걸릴 위험률이 절반 정도밖에 안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간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일본 산교의과대학 연구진(도쿠이 노리타카 등)은 7,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커피와 간암 예방효과’에 따르면 커피를 종종 마시는 사람은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간암으로 사망할 위험률이 30% 낮고, 커피를 매일 마시는 사람의 경우 60%나 사망률이 낮다.

혈압강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커피를 마시면 일시적으로 혈압이 올라가 커피는 혈압을 올라가게 한다고 인식돼 왔다. 일본 호이 의과대학 연구진(와카바야시 카오스 등)이 약 4,000명의 중년 남성들을 대상으로 커피를 마시는 습관과 혈압과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커피를 즐겨 마시는 사람은 오히려 혈압이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커피를 매일 1잔 마시면 최대혈압이 0.6mmHg, 최소혈압이 0.4mmHg 내려갔다. 매일 커피 마시는 양이 늘어남에 따라 혈압이 내려가는 정도가 비례했다.

특히 커피는 대사를 항진시켜 체중 감량을 도와주며 카페인은 신체의 에너지 소비량을 약 10% 올려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

스페인 그라나다 대학교 프란시스코 호세 아마로 가헤테 교수에 따르면 다이어트를 위한다면 오전보다는 오후에 커피를 한잔 마시고 운동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의 지방 분해 효과는 오전보다는 오후에 더 효과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카페인은 간 기능을 활발하게 해 아세트알데히드 분해를 빠르게 하고 신장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하여 배설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음주 후 숙취 방지와 해소에 도움이 된다.

이 밖에 커피는 계산력 향상 효과와 입 냄새 예방, 대장암 예방, 알코올 중독 치료 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라로사 커피 박물관은 테라로사가 오랫동안 수집한 앤티크 로스터기와 소장품 등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커피 박물관. 사진=테라로사
테라로사 커피 박물관은 테라로사가 오랫동안 수집한 앤티크 로스터기와 소장품 등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테라로사

▲ 언제 마시는 것이 좋은가

식사 후에 곧바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식후에 바로 커피를 마시면 만성피로에 노출될 위험성이 크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미국 연구팀이 식사와 함께 커피를 마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철분 흡수가 약 35% 감소했다. 커피에 들어있는 탄닌과 카페인 성분이 철분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특히 식후에 바로 커피를 마시면 만성 피로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커피의 카페인이 이뇨작용을 일으켜 철분을 소변으로 배출시켜 만성피로와 빈혈이 생길 수 있다. 몸에 철분이 부족하게 되면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않아 쉽게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커피는 식후 30분 후에 마시는 것이 좋다. 음식물이 위장에서 어느 정도 흡수된 뒤 커피를 마시면 탄닌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커피가 위에 부담이 될 것 같아 피하는 경우도 있다.

박영순 커피비평가협회 회장은“콜드브루 커피는 에스프레소보다 지방산이 적어 위에 부담이 덜 된다”고 말했다. 뜨거운 물과 압력을 사용하면 지방산이 잘 녹지만 콜드블루는 장시간 찬물에 원두를 우려낸 커피로 찬물은 지방산을 잘 녹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속 쓰림 증상이 있거나 커피 섭취로 위에 부담이 될까 걱정이 된다는 콜드브루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커피의 카페인의 지방 분해 효과는 오전보다는 오후에 더 효과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위해 커피를 마실 경우 오후가 낫다.

커피는 미국인이 즐겨 먹는 음식 중 항산화 성분이 가장 많은 음식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미국 식생활 지침 자문위원회에서는 커피가 제2형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 파킨슨병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루에 커피 한두 잔 정도 마시는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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