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산림청
사진=산림청

[소셜타임스=최희주 기자] 

대추는 다산과 번성, 무병장수를 의미한다. 명절이나 혼례와 같은 관혼상제에 필수적으로 올라가며 돌, 환갑, 팔순 등 잔칫상을 차릴 때 빠지지 않는다.

제사상에 올리는 4가지 과실인 대추·밤·배·감을 뜻하는 조율이시(棗栗梨柿)의 첫 번째 자리를 차지할 만큼 관혼상제에 빠져서는 안될 정도의 중요한 열매로 자리 잡아 왔다.

예로부터 대추는 한 나무에서 많은 열매가 열리며 꽃이 핀 자리에는 반드시 열매가 맺혀 번창과 성공의 의미로 여겨왔다. 특히 전통혼례식에서 다남(多男)을 기원하는 상징물로 폐백에 쓰인다.

‘대추를 보고도 안 먹으면 늙는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대추는 건강에 좋은 열매로 꼽힌다. ‘대추 세 알이면 죽어가는 사람도 살릴 수 있다’는 중국 속담처럼 대추는 영양이 풍부하고 효능 또한 탁월하다.

조경풍수에서는 ‘대추나무를 문 앞에 심으면 길하다’고 해 주거공간에 한두 그루를 꼭 심어둔다고 한다.

특히 벼락 맞은 대추나무는 벽조목이라고 불리며 신비한 힘이 있는 나무로 알려졌다. 양기가 강한 대추나무에 강한 양의 기운인 벼락이 더해져 음의 기운인 재난이나 귀신이 다가오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대추 사진=농촌진흥청
대추 사진=농촌진흥청

대추의 원산지는 유럽 동남부와 아시아 동남부로 추측된다. 열대, 아열대와 온대지방에 40여 종이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재배되고 있는 대추나무의 품종은 크게 5품종이며, 크게 일반대추와 왕대추로 구분한다. 일반대추의 품종은 여러 품종이 있으나 복조를 제외한 나머지 품종은 거의 재배되지 않는다. 왕대추는 천황과 황실 품종이 대표적이다.

대추 주산지는 경북 경산. 밀양. 청도, 대구, 군위, 청송과 충북 보은 지역 등이다.

대추는 10월 들어 충분히 익은 후에 수확한다. 생과는 말릴 대추보다 10여 일 정도 늦게 충분히 더 익혀서 따야 한다.

동의보감에서 대추는 맛이 달고 독이 없으며, 속을 편안하게 하고 오장을 보호하는 효능을 가진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본초강목에서 대추는 소화 기능을 높이고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소개한다.

중국 송대 명의 허숙미는 대추를 신경불안증에 사용해 천연 신경안정제 역할을 했다고 알려진다.

한방에서는 대추를 부족한 경맥의 기운을 도와 음혈을 보충해 주는 약재로 이용했다. 특히 몸을 따뜻하게 하는 성질이 있어 혈액순환을 돕기 위해 사용한다.

많은 효능을 지닌 대추지만 섭취에 주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대추는 성질이 따뜻하기 때문에 몸에 열이 많은사람은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또 생대추는 많이 먹으면 복통을 일으킬 수 있어 말린 대추를 먹는 것이 좋다.

대추는 환절기 두통에도 좋아 머리가 아플 때 따뜻한 대추차 한 잔이 도움이 된다. 몸이 추워지는 겨울에는 혈액순환을 돕는 대추차가 좋다.

자료=국가표준 식품성분표
자료=국가표준 식품성분표

▲ 영양성분 & 효능

대추는 비위(비장과 위장)를 튼튼하게 해 내장기능을 회복시키고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며 관절염에 좋은 임산물로 꼽힌다.

대추에는 주요 영양소 외에 비타민 P, 루틴(rutin), 사포제닌(sapogenin) 등 30여 종의 알칼로이드(alkaloid) 성분이 함유돼 있어 뇌출혈과 고혈압 예방 등에 약리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인 식품재료뿐만 아니라 약재로도 널리 쓰이는 이유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대추에는 수용성 당질인 과당 30~35%, 포도당 32%, 올리고당 0.3~1.4%, 설탕 0~9%에 달한다. 특히 대추에만 함유돼 있는 대추당(zizyphoside)이라 일컫는 성분도 함유돼 있다.

동의보감 등 고문서에 나타난 대추의 효능은 이뇨제, 영양제, 중화제, 진해제, 소염제 작용을 하고 대추씨는 신경 안정, 불면증 치료에 효과적이다.

-혈액순환·체질 개선

대추는 따뜻한 성질을 지니고 있어 수족냉증이나 감기를 예방하는데 좋다.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만들어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며 불면증 치료, 붓기 완화, 냉증 치료 등으로 체질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따뜻한 성질은 위장 기능을 강화시켜 소화력을 좋게 해준다.

-스트레스 완화·신경 안정

은은한 단맛을 내는 성분인 갈락토스는 신경을 이완시키고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불면증으로 잠이 잘 오지 않는 경우나 신경이 예민할 때 좋다. 풍부한 천연 당분은 긴장을 풀게 하고 흥분을 가라앉혀 신경을 안정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

자료=국가표준 식품성분표
자료=국가표준 식품성분표

-노화 방지·면역력 증진

대추에 함유된 베타카로틴은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작용으로 노화를 방지한다. 독성 물질과 발암 물질 또한 무력화해 세포가 손상되는 것을 막아준다.

국가표준 식품성분표(100g당)에 의하면 베타카로틴이 생대추 25㎍, 건대추는 42㎍가 함유돼 있다. 생대추의 베타카로틴은 사과 10㎍의 2.5배에 달한다.

비타민C, 식이섬유, 무기질 등은 노화 방지와 면역력 증진 등의 작용을 한다.

특히 대추는 비타민C가 풍부하다. 비타민C는 생대추에 85.99㎎ 들어 있어 후지 사과(1.41㎎)보다 60.98배 더 많고, 무기질 또한 사과보다 풍부해 면역력 증진과 노화 방지에 탁월하다. 건대추에는 비타민C가 18.79㎎ 함유돼 있다.

생대추 115g을 섭취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비타민C 일일 섭취량 100mg을 충족할 수 있다.

-피부미용

대추는 항산화 물질로 인한 노화 방지와 플라노보이드 성분이 콜라겐의 합성을 도와 피부를 탄력 있게 만드는 데 효과적이다. 한의약진흥원은 대추 발효물이 미백과 주름에 효과가 있음을 입증한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기능성 성분의 생물중량 겂은 생것과 말린 대추를 그대로 분석한 결과이며, 건조중량 값은 생대추와 건조대추를 동결건조시켜 측정한 결과이다. 자료=국립농업과학원
기능성 성분의 생물중량 겂은 생것과 말린 대추를 그대로 분석한 결과이며, 건조중량 값은 생대추와 건조대추를 동결건조시켜 측정한 결과이다. 자료=국립농업과학원

-항암 효과·콜레스테롤 저하

풍부한 비타민과 무기질, 폴리보노이드 성분은 암을 예방해 주는 역할을 하며 다량 함유된 식이섬유는 발암 성분을 제거하며 해독작용을 돕는다. 비타민C는 콜레스테롤을 상승시키는 원인인 활성산소를 제거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며 식이섬유 또한 콜레스테롤을 배출하는 작용을 한다.

식이섬유는 생대추 3g, 건대추 9.5g으로 건대추가 생대추보다 3배 이상 더 많이 들어 있다.

대추에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100g당 생대추 13.56㎎, 건대추 9.23㎎ 들어 있으며 플라보놀류인 퀘르세틴은 생대추 12.28㎎, 건대추에는 8.4㎎ 함유돼 있다.

항산화성 물질인 폴리페놀성 화합물인 퀘르세틴은 강력한 항산화 활성을 가지고 있으며 항암, 항염증, 심혈관 건강 개선 등의 효능을 지녔다.

-뇌졸중 예방

농진청에 따르면 대추의 비타민P는 모세혈관 수축 작용으로 중풍을 예방하는 효과를 지녔으며 루틴과 플라본, 플라본 글리코시드를 함유하고 있어 약리 효과가 높다. 루틴은 뇌출혈 예방에 효과가 있으며 플라본은 항산화·항염·심혈관 건강 등에 효과적이다.

자료=국립농업과학원
자료=국립농업과학원

-동맥경화·고혈압 예방

대추에 있는 사포닌 성분은 피를 맑게 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줘 동맥경화, 고혈압 등과 같은 혈관질환을 예방한다. 아글리콘은 사포제닌을 뜻하며 사포닌의 종류는 약 40종으로 보고되고 있다. 대추의 사포닌 종류는 확인되지 않았다.

칼륨은 혈관에 쌓이는 나트륨의 배출을 도와 고혈압을 내려주는 효능이 있으며 생대추 310㎍, 건대추에는 805㎍이 함유돼 힜다.

-호흡기질환·비염 예방

대추의 사포닌 성분은 코 점막을 튼튼하게 해줘 비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코 점막 모세혈관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특히 감초와 대추를 함께 달여서 꾸준하게 섭취하면 비염 완화에 효과가 좋다.

자료=국가표준 식품성분표
자료=국가표준 식품성분표

-불면증 해소

당류가 많이 포함돼 있는 대추차는 몸의 긴장과 흥분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어 편안히 잠들도록 도와 준다. 생대추보다는 건대추를 씨와 함께 끓여서 차로 마시는 것이 불면증에 더욱 효과적이다.

특히 사포닌은 자율신경을 안정시켜 숙면을 유도할 수 있다.

생대추 14㎎, 건대추 35㎎이 들어있는 마그네슘은 숙면을 돕고 정신 안정에 관여하는 세로토닌 생성을 돕는다.

-소염 작용

대추에 포함된 베를린산 성분은 긴장된 근육을 풀어줄뿐더러 소염작용을 해 관절염, 피부염 등과 같은 염증성 질환의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과실뿐 아니라 잎 등에 진통 약리 효과가 있는 알칼로이드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 고르는 법

생대추는 껍질이 흠 없이 깨끗하며 붉은 빛깔을 띠면서 윤기가 흐르는 것이 좋다. 알이 작은 것보다는 크고 굵은 것을 고른다.

말린 대추는 껍질이 붉은색을 띠고 눌러봤을 때 탄력이 느껴지는 게 상품이다. 알이 굵고 주름은 적으면서 고른 것을 찾는다. 속은 황백색인 것을 확인하면 좋다.

한 움큼 쥐고 흔들었을 때 속 안쪽의 씨가 움직이는 소리를 내지 않아야 한다.

사진=산림과학원, 농업진흥청
사진=산림과학원, 농업진흥청

▲ 손질 요령

먼저 찬물에 10분 정도 담가 놓고 떠오르는 불순물과 먼지를 제거한 후 찬물로 다시 한번 씻어 뜨거운 물에 잠시 담가둔다. 냄비에 대추를 넣고 15분 정도 끓이면 하얀색 가루가 나오면 이 가루를 제거하고 찬물에 다시 헹군다.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제거해 사용하거나 가운데 있는 씨를 잘라내고 활용하면 된다.

▲ 보관 팁

대추는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다. 건조된 대추라도 자체 수분이 있어 밀봉과 낮은 온도가 중요하다.

생대추는 냉장 보관 시 습기를 빨아들여 딱딱해질 수 있어 공기가 잘 통하지 않도록 밀봉해야 한다. 냉동 보관할 때는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잘 말린 다음 씨를 제거하고 필요한 만큼 나눠서 비닐 등에 밀봉한다.

해동한 대추를 다시 얼리는 것은 변질될 우려가 있어 피한다.

▲ 건강한 대추

대추는 주로 생으로 먹는다. 말려서 꿀에 재워 먹거나 차로 끓여 먹는 경우도 많다. 시루떡이나 약식을 만들 때 넣기도 하며 잘게 썰어 수정과나 식혜에도 띄운다. 차나 제과, 청, 잼, 밥 등 다양하게 먹을 수 있다.

특히 겨울에는 대추 생강차나 배 대추차를 많이 마시고 감기에 걸렸을 때 대추즙을 먹기도 한다.

원기회복에는 대추 죽이 좋다.

대추죽=농업진흥청
대추죽=농업진흥청

-대추죽 만드는 법

현미쌀·찹쌀·멥쌀 각각 1/2컵, 대추 2컵, 잣가루 1/2컵와 고명으로 올릴 대추1개, 잣 2큰술, 소금 2작은술, 설탕 1큰술을 준비한다.

쌀은 1시간 이상 물에 불리고 대추는 씨를 제거한 뒤 2~3등분 하며 고명용은 씨를 제거한 대추를 돌돌 말아 송송 썬다.

냄비에 대추를 넣고 푹 잠길 정도의 물을 채워 중간 불에서 대추가 푹 으깨질 정도로 약 40분간 삶아 으깬 뒤 체에 내려 곱게 만든다.

냄비에 쌀 5배의 물을 붓고 중간 불에 올려 바닥에 눌어붙지 않게 중간중간 저어가며 끓인다. 부드럽게 퍼지기 시작하면 대추와 잣가루를 넣고 고루 저어가며 완전히 부드러워지도록 끓인다. 불을 끄고 핸드믹서로 곱게 간 뒤 소금, 설탕으로 간을 하고 그릇에 담아 고명용 대추 슬라이스와 잣을 올려 마무리한다.

-대추차 황금비율

대추를 손쉽게 섭취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대추차다

말린 대추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물 1리터에 30~40알 분량을 넣고 물의 양이 3분의 2로 줄어들 때까지 약불에 끓인다. 끓으면 씨와 껍질은 골라내고 과육만 남긴 뒤 줄어든 만큼  물을 다시 넣고 한번 더 끓인다. 1~2시간 지나 색깔이 진하게 되면 충분히 식혀 냉장고에 보관한다.

먹을 때는 따뜻하게 데워서 먹는다. 대추는 단맛이 강하기 때문에 끓일 때 설탕이나 꿀을 넣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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