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은 맛도 좋지만 영양분이 많아 건강식품으로 꼽힌다. 사진=해양수산부
굴은 맛도 좋지만 영양분이 많아 건강식품으로 꼽힌다. 사진=해양수산부

[소셜타임스=최희주 기자]

‘바다의 우유’로 불릴 만큼 영양소가 풍부한 굴은 제철이 되면 꼭 챙겨 먹어야 하는 수산물 중의 하나다. 맛과 영양, 건강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어 남녀노소가 좋아한다.

굴은 날이 추워질수록 맛이 좋다. 11월에서 이듬해 2월 동안 나는 굴이 가장 맛있다. ​겨울철에는 굴에 함유된 지질, 글리코겐, 엑스분 성분이 증가해 더욱 영양가가 높다. 굴이 겨울 보양식으로 꼽히는 이유다.

특히 영양이 풍부한 덕에 나폴레옹과 카사노바가 즐겨 먹은 음식으로 유명하다. 카사노바는 매일 굴을 50개씩 챙겨 먹었다고 알려졌다.

굴은 춥거나 더운 양 극지방을 제외한 전 세계에 분포하고 있어, 세계 어디에서나 즐겨 먹는 건강식품 중의 하나다.

식용으로 먹는 굴은 굴조개, 석굴, 석화, 어리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석화는 돌 석(石)에 꽃 화(花) 자로 돌에 핀 꽃이란 의미이며 돌 위에 자라면서 먹이를 먹으려고 입을 벌렸을 때의 모양이 꽃과 같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어리굴은 ‘어리다’, ‘작다’는 뜻으로 돌이나 너럭바위에서 자란 자연산 굴을 일컫는다.

국내 굴은 양식이 90%를 차지한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생산되지만 자연산은 충남과 전북, 양식은 경남 통영과 고성 등 주로 남해안에서 생산되며 통영이 전체 생산량의 약 70%에 달한다.

산지별로 형태적인 변이가 심해 남해안과 동해안 굴은 대형이며 서해안에서 나는 굴은 소형이다. 굴은 성장이 빨라 부화한 후 반년이면 10~15cm 정도 자란다. 성장한 굴을 수온이 내려가는 9월부터 채취하기 시작해 이듬 해 5월까지 계속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바다의 수온이 굴이 자라기 좋은 최적의 환경으로 명품 굴이 생산된다. 미국, 호주, 프랑스의 양식 굴은 완전히 생장하려면 2년 정도 걸리지만 우리나라는 양식 굴의 경우 6~7개월이면 성장이 끝나고 보통 1년 정도면 수확할 수 있다.

천혜의 자연조건 덕에 우리나라는 굴 생산량 세계 7위에 해당하며 양식 굴은 세계 1위를 차지한다.

서양에서는 해산물을 날로 먹지 않지만 굴만은 생으로 먹는다. 주로 레몬즙을 뿌려 섭취한다. 수프나 리조또 등 다양한 음식에 굴을 넣어 즐긴다.

굴은 시원한 단맛을 내고 익히면 굴속의 단백질이 응축돼 깊은 감칠맛이 난다. 날로 먹으면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하지만 익으면 탱탱하고 쫄깃한 맛으로 더욱 인기가 높다.

동의보감에서는 ‘굴은 바다의 어물 중에서 가장 귀한 것이며 몸을 건강하게 하고 살결을 곱게 하며 안색을 좋게 해 바다에서 나는 음식 중에서 가장 좋다’라고 설명했다.

‘배 타는 어부의 딸은 얼굴이 까맣고 굴 따는 어부의 딸은 얼굴이 하얗다’라는 속담이 굴의 효능을 뒷받침하고 있다.

굴은 어패류 중 여러 가지 영양소를 가장 이상적으로 함유하고 있어 가장 완전한 식품에 가깝다. 때문에 ‘바다의 우유’, ‘천연영양제’로 불린다.

우유만큼이나 풍부한 무기질은 성장기 어린이나 회복기 환자, 노인 등에게 특히 좋다. 

굴은 익혀 먹어도 영양분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국이나 탕으로 다양하게 요리해 먹기 좋다.

굴 채취장면=해양수산부
굴 채취장면=해양수산부

-자연산과 양식

굴은 자연산과 양식의 경계가 모호하다.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굴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만 만들어주면 바다의 플랑크톤을 먹고 스스로 자라는 자연식품에 가까워 자연산과 양식을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보통 자연산 굴은 작고 양식은 크다고 알려진 경우가 많지만 크기는 굴을 기르는 방식에서 차이가 날 뿐이다.

자연산 굴은 불가사리 같은 포식자를 피해 해안가의 바위에 붙어있다. 밀물 때는 바닷물에 잠기고 썰물 때는 수면으로 나와 호흡과 성장을 평생의 반만 하기 때문에 크기가 작지만 살이 잘 여물어 맛이 좋다.

양식 굴의 경우 인공적인 사료 급여나 약품 처리를 전혀 하지 않는 친환경적으로 키운다.

서해안산은 해안에 돌을 던져놓고 캐는 ‘투석식’, 기다란 나무를 박고 굴을 붙여 키우는 ‘지주식’이라서 굴이 물에 잠기는 만조 때만 먹이활동을 하기 때문에 작게 자란다. 남해안의 경우 바닷속에서 기르는 수하식 방식이라서 크게 성장한다. 투석식과 지주식은 자연산 굴과 자라는 환경이 비슷하다.

-노로바이러스 주의

겨울철에 종종 발생하는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일부 굴이 매개가 돼 발생한다.

특히 봄철에 패류 생산 금지 구역에서 굴을 임의로 채취해 섭취할 경우 노로바이러스뿐 아니라 패류독소의 중독 위험이 있다.

굴은 노로바이러스를 조심하기 위해서는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먹는 것이 좋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노로바이러스는 열에 약해 가열‧조리해 먹으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며 “껍질을 벗겨 판매하는 굴 중 제품 포장에 ‘가열조리용’, ‘익혀 먹는’ 등의 표시가 있는 제품은 반드시 중심 온도 85℃에서 1분 이상 가열해 익혀 섭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2~48시간 잠복기를 거친 후 설사, 구토, 복통, 오한,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통상 3일 이내에 증상이 호전된다.

자료=수산과학원 국가표준 식품성분표
자료=수산과학원 국가표준 식품성분표

▲ 영양성분& 효능

굴은 맛도 좋지만 영양성분이 풍부한 식품이다.

풍부한 무기질과 글리코겐, 다양한 종류의 아미노산,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으며 아연, 칼슘, 철분 등의 성분들도 들어 있다.

특히 철분 함량이 높아 빈혈에 좋고 아연도 풍부해 예로부터 스태미나 식품으로 꼽힌다.

겨울 굴은 가장 영양이 좋고 맛있는 시기로 지질과 글리코겐, 엑스분의 양이 증가해 우유처럼 부드러운 맛이 난다.

-빈혈 예방

굴의 철분은 우유의 174배에 해당한다.

국가표준 식품성분표(100g)에 따르면 참굴(이하 굴)에 철분은 8.72㎎ 함유돼 있으며 구리는 1.3㎍이다. 우유의 철분은 0.05㎎에 불과하다.

풍부한 철분과 다량 함유된 구리 성분은 철분 부족으로 발생하는 빈혈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굴에 들어 있는 철은 혈액 속 헤모글로빈의 주성분이다. 구리는 철분 흡수나 이용률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골다공증 예방·피로회복

칼슘은 우유의 3.78배에 달한다. 굴은 100g당 칼슘이 428㎎이며 우유는 113㎎으로 나타난다.

뼈 건강에 좋은 칼슘은 뼈의 성장과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을 준다. 타우린 성분은 지친 몸을 개선해 피로를 회복하는 데 좋다.

자료=수산과학원 국가표준 식품성분표
자료=수산과학원 국가표준 식품성분표

-활력증진·면역력 강화

굴의 단백질은 우유의 3배 이상이며, 아연은 우유보다 44배나 많다.

단백질과 아연은 자연산보다 양식에 더 많이 들어 있다. 굴의 단백질은 9.66g, 양식굴 9.9g보다 적고, 아연은 15.9㎎으로 양식굴 18㎎의 88% 수준이다. 우유에는 단백질 3.08g, 아연은 0.36㎎이다. 

굴에 풍부한 단백질과 비타민, 각종 무기질은 기력 회복과 당뇨병 예방, 면역력 강화에 좋다.

식약처에 따르면 아연은 인슐린 대사나 영양소 합성 등에 관여하는 필수 미네랄로, 호흡기 상피세포를 보호하고 염증 반응을 억제하며 면역력을 높인다.

특히 아연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높여 활력을 증진시키는 데 탁월해 남성에게 좋은 음식으로 꼽힌다. 타우린 또한 남성 호르몬 수치 상승에 도움을 주는 성분으로 자양강장을 돕는다.

아연의 성인 일일 섭취량은 8~10mg으로 굴 50g만 섭취하면 일일 필요 섭취량을 충족한다.

-다이어트

굴의 칼로리는 100g당 83㎉ 정도로 열량이 낮고, 지방 함량도 2.19g으로 적어 많이 먹어도 부담 없어 다이어트 식품으로 꼽힌다. 풍부한 단백질과 칼슘, 무기질은 부족한 영양소를 효과적으로 공급해 준다.

자료=수산과학원
자료=수산과학원

-간 기능 향상·숙취 해소

굴 속의 타우린은 오징어의 3배 이상이다. 굴 100g당 타우린 함량은 1006㎎으로 오징어 327㎎, 낙지 854㎎보다 많다.

타우린과 글리코겐은 간 기능을 향상시키고 피로를 해소하며 음주 후 숙취를 해소하는 데 효과적이다.

굴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은 소화 흡수가 잘 되는 글리코겐 형태로 존재하며, 간의 기능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탄수화물 함량은 자연산 굴이 5.27g으로 양식 굴 7.1g보다 적다.

효과적인 에너지원으로 여기는 글리코켄은 원활한 소화를 돕기 때문에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에게 좋다.

-뇌 건강·치매 예방

풍부한 타우린은 뇌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

아미노산과 비타민B 성분은 두뇌활동을 활발하게 해줘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비타민B 12(28.41㎍)와 엽산(33㎎) 또한 풍부해 뇌 건강을 유지하는데 효과적이다. 비타민B 12가 결핍되면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치매와 관련이 있다.

-심장질환·고혈압 예방

굴에 함유된 타우린 성분은 혈관 내 쌓인 콜레스테롤을 분해해 제거하고 피를 맑게 하는 작용으로 심장질환 예방과 혈압을 정상화하는데 도움을 준다. 철분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도와준다.

칼륨 성분(322㎎)이 다량 함유돼 있어 고혈압의 원인이 되는 나트륨 배출에 좋아 고혈압과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탁월하다. 짜고 매운 음식에 길들여져 있는 한국인의 나트륨과 독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굴에는 12.48㎎의 콜레스테롤이 들어 있지만 콜레스테롤을 분해하는 풍부한 타우린 성분도 함께 들어 있어 콜레스테롤의 축적을 막아준다.

자료=수산과학원 국가표준 식품성분표
자료=수산과학원 국가표준 식품성분표

-피부 미용

바다의 우유라고 불리는 굴은 무기질과 비타민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피부를 탄력 있고 깨끗하게 하는데 좋다. 특히 멜라닌 색소를 분해하는 효과가 있어 피부 미백에도 도움이 된다. 항산화 작용을 하는 비타민A와 비타민E는 생굴보다 삶은 굴에 더 많다.

비타민A는 양식 생굴의 경우 15㎍, 삶은 굴은 43㎍으로 삶은 굴에 약 3배 더 많이 들어 있다. 비타민E는 삶은 굴(2.9㎍)이 양식 굴(0.08㎍)보다 많다.

▲ 굴 고르는 요령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굴을 고를 때는 속살이 통통하면서 우윳빛의 광택이 돌고 탄력 있으며, 테두리의 검은색이 선명한 게 좋다. 알은 굵은 것을 고르며 굴 껍데기 속에 바닷물이 들어 있는 것이 더 신선하다.

육질이 희끄무레하고 퍼져있는 것은 오래된 것이므로 피해야 한다. 

생굴을 먹을 때는 레몬즙을 가볍게 뿌리면 소독 효과가 있으며 식감도 좋다. 사진=해양수산부
생굴을 먹을 때는 레몬즙을 가볍게 뿌리면 소독 효과가 있으며 식감도 좋다. 사진=해양수산부

▲ 굴 손질법

굴을 손질할 때는 맹물에 씻으면 영양분이 감소해 소금과 무를 활용하면 깨끗해진다.

소금으로 세척할 때는 차갑고 연한 소금물에 굴을 넣고 가볍게 헹군 뒤 흐르는 물에 한 번 더 씻으면 굴의 비린내를 잡을 수 있다.

생굴을 먹을 때는 레몬즙을 가볍게 뿌리면 소독 효과가 있으며 식감도 좋다.

회나 생으로 먹을 때는 무를 강판에 갈아서 즙을 낸 후 굴을 넣고 5분 정도 두면 무즙에 잡티나 불순물이 흡수돼 깔끔히 제거할 수 있다. 체에 바쳐 물에 2~3회 헹군 뒤 조리하면 된다.

굴은 너무 익히면 단단해져 맛이 덜하기 때문에 다른 재료를 다 익힌 후 넣어준다.

▲ 굴 보관 팁

굴은 바닷물이나 소금물로 껍데기와 불순물을 손질한 뒤 비닐에 담고 바닷물을 넣은 다음 밀봉해야 한다. 스티로폼 박스에 얼음을 채우고 굴을 담은 뒤 냉장고 깊숙이 넣어 보관한다.

굴의 양이 많으면 소금을 넣고 씻은 후 물기를 빼고 냉동 보관한다. 냉동한 굴을 국물 요리 등에 쓸 때는 해동할 필요 없이 냉동된 상태로 조리하면 된다.

사진=pixabay, 해양수산부, 수협중앙회
사진=pixabay, 해양수산부, 수협중앙회

▲ 굴과 음식 궁합

레몬과 잘 어울린다. 굴에 레몬즙을 떨어뜨리면 나쁜 냄새가 사라질 뿐만 아니라 더 건강하게 먹을 수 있다.

한국수산회에 따르면 레몬의 구연산은 굴속에서 쉽게 번질 수 있는 세균을 잡아주고, 굴속의 철분과 결합하면 유기태 철분으로 변해 철분의 흡수율을 높인다. 레몬의 비타민C는 굴 철분의 장내 흡수율을 높여주며  타우린의 손실을 줄여준다.

부추와 함께 먹으면 찬 성질의 굴과 따뜻한 성질의 부추가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 소화가 잘 되게 한다. 굴은 우유와도 찰떡궁합이다. 우유는 굴에 풍부한 아연이 체내에서 잘 흡수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반면 굴은 도라지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 도라지의 쓴맛이 굴의 비린내를 증폭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굴은 술과도 잘 어울린다. 술 중에서 화이트 와인이나 샴페인과 어울림이 좋다.

▲ 맛있는 굴 요리

굴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식감을 가졌지만 씹을수록 고고하고 육즙이 퍼지며 진한 맛을 낸다.

굴은 생굴로 먹거나 구이, 찜, 전, 탕수, 맑은 국, 떡국, 젓갈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배추 겉절이나 넣거나 김장에도 빼놓을 수 없다.

굴은 주로 회로 먹지만 특히 겨울에는 굴밥이나 매생이를 넣은 굴국은 맛이 뛰어나다. 대파와 굴을 번갈아 꽂고 양념장을 바른 후 구워 먹는 꼬치구이 같은 새로운 요리로도 즐길 수 있다.

시원하고 칼칼한 맛을 내는 굴국은 별미다. 굴국은 굴과 무, 콩나물을 넣고 푹 끓이다 청양고추 몇 개만 띄우고 새우젓과 소금으로 간만하는 된다. 여기에 매생이를 넣고 끓이면 더욱 깊은 맛이 난다.

싱싱한 미나리와 쑥갓을 넣고 새콤달콤 무쳐내면 무침이 된다.

굴밥은 밥을 지을 때 처음부터 굴을 넣거나 뜸을 들일 때 밥 위에 올려 익히면 된다. 양념장과 비벼 김에 싸서 먹으로 굴 냄새가 나지 않아 좋다.

술안주로 즐길 때는 굴에 밀가루와 달걀 물을 입힌 후 겉만 튀기듯 살짝 익혀 굴 육즙을 살려 먹으면 더욱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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