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치를 과메기로 만들기 위해 말리는 모습. 사진=포항시청 수산진흥과
꽁치를 과메기로 만들기 위해 말리는 모습. 사진=포항시청 수산진흥과

[소셜타임스=최희주 기자]

겨울 별미다. 쫀득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꽁치가 아니라 과메기 얘기다.

겨울철에 청어나 꽁치를 차가운 바닷바람에 얼렸다 녹였다 반복하면서 말린 것을 과메기라고 한다. 11월부터 3월까지가 제철이다.

‘과메기’라는 이름은 청어의 눈을 꼬챙이로 꿰어 말렸다는 뜻의 ‘관목 청어’로부터 시작해 지금의 ‘과메기’까지 이르게 됐다. 과메기는 왜적이 침입할 당시 고기잡이배를 빼앗길 때, 지붕에 던져놓았던 청어가 저절로 말라 과메기가 되면서 시작됐다고 알려진다. ​

원래 청어가 원료였던 과메기는 1960년대 이후 청어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청어 대신 꽁치로 만들기 시작했다.

과메기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11월 중순부터 날씨가 풀리는 설날 전후까지 생산된다. 경북, 포항, 구룡포 등 동해안 지역이 주 생산지다.

겨울 과메기가 맛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과메기의 원재료인 꽁치는 계절에 따라 지방함량이 차이가 난다. 여름철에는 10%, 가을철에는 20% 정도 늘어나고 서리가 내릴 때쯤 지방함량이 가장 높다. 겨울철 과메기는 지방 함량이 높을 뿐만 아니라 얼렸다 녹이는 과정을 거치면서 영양과 맛이 훨씬 풍부해진다.

건조할 때는 반드시 그늘에서 말려야만 한다. 꽁치에 들어있는 지방의 산패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포항시청
사진=포항시청

과메기를 말릴 때는 새끼줄에 열 마리씩 꿰거나 아가미 아래부터 반으로 갈라서 말린다.

통과메기는 ​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통째로 15일 정도 걸어 말린 것이며 편과메기는 머리와 내장, 뼈를 발라낸 뒤 3~4일 동안 건조한 것을 말한다.

건조상태로는 완전건조와 반건조가 있다. 흔히 먹는 과메기는 반건조에 속한다.

잘 마른 과메기는 속살이 곶감처럼 불그스레한 빛깔을 띠며 구수하고 담백해서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꽁치를 건조해 과메기로 만들 때 수분이 날아가고 기름기는 배어 나와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류신, 라이신과 같은 필수 아미노산과 함황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특히 과메기는 건조하는 과정에서 피부미용과 어린이 성장에 좋은 오메가-3 지방산의 양이 증가한다.

과메기에 풍부한 지질은 불포화지방산과 포화지방산이 7대 3으로 불포화지방산의 비율이 훨씬 높다. 동물성 지질 섭취가 바람직하지 않은 노인들에 특히 좋다.

-통풍 환자 주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과메기에는 퓨린 성분이 많아 요산 수치가 높거나 통풍 환자는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퓨린 성분 때문에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위 약한 사람 과다 섭취 피해야

위장이 튼튼하지 않은 사람의 경우 과메기를 많이 먹는 것을 피해야 한다. 주로 생으로 먹는 과메기는 지방질 함량이 많기 때문에 위가 약한 사람은 지질 소화가 잘되지 않아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지질 함량이 많아 가공과 저장 때 산화가 쉽게 일어날 수 있고, 미생물의 번식으로 히스타민이 생겨 알레르기성 식중독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자료=국가표준 식품성분표
자료=국가표준 식품성분표

​▲ 영양성분& 효능

과메기의 대표적인 영양성분은 단백질, 비타민C, EPA, DHA, 오메가-3 지방산이다.

과메기는 얼렸다 녹이는 과정을 거치면서 영양과 맛이 훨씬 풍부해진다. 

특히 EPA와 DHA 등의 불포화지방산은 혈액 중의 HDL 콜레스테롤의 함량을 높여 콜레스테롤의 증가를 억제한다

비타민A와 비타민E 역시 풍부해 몸의 과산화를 막는 역할로 젊음을 유지시킨다.

-심혈관 질환 예방·두뇌 발달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오메가-3 지방산인 DHA와 EPA의 함량이 높은 과메기는 혈중 콜레스테롤의 증가를 억제해 순환기 계통의 성인병을 예방하며 암 발생 예방, 혈관 건강, 두뇌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심혈관 질환 예방과 치매 예방,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등의 효과가 있다. 특히 오메가-3는 생 꽁치보다 과메기로 건조했을 때 더 풍부해진다.

-어린이 성장·피부미용

꽁치에서 과메기가 되는 과정에서 그 양은 더욱 증가한 DHA와 오메가-3 지방산은 혈관 건강뿐만 아니라 어린이 성장과 피부 미용에도 좋다. 

필수아미노산인 트레오닌과 라이신이 풍부하고 성장기 어린이에게 필수적인 아르기닌과 메티오닌도 다른 식품에 비해 많이 함유돼 있다.

국가표준 식품성분표에 의하면 과메기의 트레오닌 함량은 꽁치의 1.3배, 라이신의 2.1배에 해당한다. 트레오닌은 100g당 과메기 1511㎎, 꽁치(구운 것) 1100㎎이며 라이신은 과메기 2372㎎ 꽁치(구운 것) 1100㎎이다.

아르기닌은 과메기가 꽁치의 1.3배이다. 과메기 1746㎎, 꽁치 1300㎎ 들어 있다. 반면 메티오닌은 과메기 612㎎, 꽁치는 700㎎으로 과메기보다 꽁치에 더 많다.

자료=국가표준 식품성분표
자료=국가표준 식품성분표

-피로회복·면역력 증진

피로회복과 면역력을 높여주는 류신, 라이신, 메티오닌과 같은 필수 아미노산이 다량 함유돼 있어 겨울철 건강에 효과적이다.

과메기의 류신은 2500㎎으로 한우(등심 구운 것) 1552㎎ 1.6배이다. 과메기 라이신은 2732㎎으로 한우(등심 구운 것) 1654㎎ 보다  1.6배 더 많다.

메티오닌의 경우 612㎎으로 한우(등심, 구운 것) 462㎎의 1.3배다.

-뇌기능 저하·노화 예방

꽁치는 핵산을 많이 생성한다. 핵산은 피부 노화를 방지하고 체력이나 뇌기능의 쇠퇴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숙취 해소

과메기에 아스파라긴산(3371㎎/100g)이 많아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숙취를 풀어주는 데 효과가 탁월하다.

자료=국가표준 식품성분표
자료=국가표준 식품성분표

-뼈 건강·골다공증 예방

비타민P와 비타민B12가 풍부하다. 칼슘 함량은 소고기의 최대 18배에 달한다.

칼슘은 100g당 과메기는 90㎎이며, 한우 살코기(생것) 5㎎, 한우 등심(구운 것) 8㎎으로 과메기가 약 11~18배 많은 것으로 확인된다.

칼슘 함량이 풍부한 과메기는 어린이의 성장과 중년층의 뼈 건강, 고령자들의 골다공증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 과메기 고르는 요령

과메기는 통통하고 윤기가 흐르며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살에 탄력이 있는 것이 좋다. 껍질이 은색이고 살이 짙은 갈색인 것을 고른다

사진=수협중앙회
사진=수협중앙회

▲ 보관법

흔히 먹는 과메기는 반건조 과메기다. 반건조 과메기는 수분이 있어 실온에서는 쉽게 상하고 곰팡이가 필 수 있다. 특히 지질 함량이 높아 산패되기 쉽다.

과메기는 구입 후 바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1~2일 내 먹을 과메기는 밀폐용기에 넣어 냉장 보관한다. 장기간 보관할 경우 수분이 마르지 않게 랩이나 지퍼백에 밀봉 후 밀폐용기에 넣어 냉동 보관해야 한다.

▲ 손질방법

내장까지 통으로 말린 ‘통과메기’는 가위로 내장, 머리, 등지느러미 순으로 자르고, 뼈 제거 후 섭취한다.

내장 제거 후 펴서 말린 ‘편과메기’의 경우 손톱으로 머리 부분에서 껍질을 살짝 잡은 상태에서 쭉 당겨 벗긴다.

새콤달콤 구수한 과메기 초무침. 사진=해양수산부 수협중앙회
새콤달콤 구수한 과메기 초무침. 사진=해양수산부 수협중앙회

▲ 맛있게 먹는 방법

과메기는 야채 쌈, 김치찜, 초밥, 회무침, 마늘구이, 튀김 등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과메기는 미역, 김과 함께 쌈을 싸서 주로 먹지만, 과메기를 처음 먹을 경우 과메기에 양파, 애호박, 당근, 쪽파를 잘게 다지고 노릇하게 구워 만드는 과메기 전이 좋다. 새콤달콤하게 무친 도라지생채와 함께 먹는 과메기도 별미다.

술안주로도 많이 즐긴다.

과메기를 맛있게 먹으려면 과메기 한 점을 김에 얹은 다음, 쪽파, 마늘, 고추 등과 함께 초고추장에 푹~ 찍어 먹기만 하면 된다. 김을 대신해 생미역이나 노란 배추에 싸 먹어도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생미역과 김, 깻잎, 배추 같은 채소와 함께 먹으면 비린 맛과 느끼함을 잡을 수 있고 감칠맛을 더욱 즐길 수 있다.

▲ 과메기 음식 궁합

과메기는 산성식품으로 채소 같은 알칼리성 식품과 함께 먹는 게 좋다. 배추, 깻잎, 미역, 김과 잘 어울린다.

과메기엔 비타민B1을 파괴하는 성분이 있어 마늘과 함께 먹으면 이를 보충해 줄 수 있다.

도라지는 지질 함량이 높은 과메기와 함께 섭취하면 소화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음식물이나 외부물질에 의해 체내에 쌓인 독소를 몸 밖으로 배출해 영양적인 측면에서도 궁합이 잘 맞는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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