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에서 많이 듣는 '식후 30분' 복용은 시간을 정해놓지 않으면 약 먹는 시간을 잊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식사와 연관 지어 식사 시간에 맞췄으며 강제규정은 아니다. 사진=pixabay
약국에서 많이 듣는 '식후 30분' 복용은 시간을 정해놓지 않으면 약 먹는 시간을 잊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식사와 연관 지어 식사 시간에 맞췄으며 강제규정은 아니다. 사진=pixabay

[소셜타임스=정은영 기자]

약국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하루에 세 번, 식후 30분’이다. 왜 그럴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약의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 규칙적으로 정해진 시간에 약을 복용하는 게 바람직하기 때문에 정했던 기준일 뿐”이라고 한다. 강제 규정은 아니라는 것이다.

시간을 정해놓지 않으면 약 먹는 시간을 잊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식사와 연관 지어 식사 시간에 맞췄다.

또한 식사 후에는 속 쓰림이나 소화불량 등 약물에 의한 위한 장애 부작용을 줄이고 동시에 약이 흡수돼 몸속에서 일정하게 약물 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식사시간에 맞춰 규칙적으로 복용할 수 있게 고안한 장치다.

‘식후 30분’도 30분을 기다리다 잊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7년 서울대병원을 시작으로 ‘식후 30분’을 ‘식사 직후’로 바꿨으며 다른 병원도 이에 따르는 곳이 많다.

식사를 거르더라도 위장장애를 유발하는 의약품이 아닌 경우 정해진 시간에 따라 복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외에도 약의 종류나 특성에 따라 식후, 식전, 취침 전 복용 약들은 등 복용방법이 다를 수 있다.

▲ 식후 복용

소염진통제, 철분제 등 식사 후 복용한다. 음식물이 있을 경우 약 효과가 높아지거나 섭취한 음식이 위점막을 보호해 속 쓰림 등 부작용을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부프로펜, 디클로페낙 성분의 소염진통제와 철분제는 공복 복용 시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식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섭취한 음식으로부터 지방 성분이 흡수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오르리스타트 성분의 비만치료제는 약효를 높이기 위해 식사와 함께 먹거나 음식물이 흡수되는 식후 1시간 이내 복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 식전 복용

골다공증 치료제 등 식사 전 복용하는 약은 음식물로 인해 약 흡수가 방해되거나 약의 작용기전에 따라 식사 전에 복용해야 약효가 잘 나타나는 약이다.

비스포스포네이트계열의 골다공증 치료제는 약 흡수가 음식물에 의해 방해된다. 체내에 잘 흡수되기 위해서는 식사 1시간 전에 복용하고, 충분한 물과 함께 복용하고 복용 후 바로 눕지 않아야 한다. 약이 식도에 흡착해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위장관 내에서 젤을 형성해 위 점막을 보호하는 수크랄페이트 성분의 위장약은 식사 1~2시간 전에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사 전에 복용하면 식사 후 분비되는 위산과 음식물에 의한 자극으로부터 위 점막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설포닐우레아계열의 당뇨병 치료제는 식사 전에 미리 복용하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식사 후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 취침 전 복용

변비약, 항히스타민제 등은 약효를 높이거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취침 시 복용이 권장된다. 비사코딜 성분 등 변비약의 경우 복용 후 7-8시간 후 작용이 나타나기 때문에 취침 전 복용하면 아침에 배변 효과를 볼 수 있다.

재채기, 코막힘, 가려움, 눈 따가움 등 알레르기성 비염치료에 사용되는 항히스타민제는 취침 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복용 후에는 졸음이 발생해 운전, 기계 등 조작 시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또, 심바스타틴 성분의 고지혈증 치료제는 체내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이 활발히 일어나는 저녁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심바스타틴보다 약효 시간이 긴 아트로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은 시간에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다.

이밖에 약 흡수가 음식물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는 암로디핀, 칸데사르탄 성분 등 고혈압치료제는 식사와 관계없이 정해진 시간에 복용할 수 있다. 그러나 혈압이 주로 아침에 올라가는 것을 감안해 아침에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콜라, 주스, 커피 등과 함께 약을 복용하는 경우 이들 음료가 위의 산도에 영향을 주거나 음료 중에 들어있는 카페인 등의 성분이 약의 흡수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약은 물과 함께 복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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