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농림축산식품부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소셜타임스=최희주 기자]

주황 빛깔의 당근은 뿌리채소 중 유일하게 녹황색 채소에 속한다. 녹황색 채소는 녹색이나 등황색을 띠는 채소를 말한다.

천연 눈 영양제로 불리는 당근은 녹황색 채소에 풍부한 베타카로틴이 많아 비타민 A의 좋은 공급원이 된다.

당근은 아삭한 식감과 독특한 향이 매력이다. 특히 각종 요리에서 ‘화룡점정’에 쓰이는 색깔을 담당하는 채소이기도 하다.

당근의 원산지는 아프가니스탄으로 알려졌다. 야생종은 유럽·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에 걸쳐 분포돼 있다. 요즘 많이 이용되는 품종은 17세기 중엽 네덜란드에서 처음으로 육성됐다.

우리나라에서는 1900년대 초와 1907년 도입된 외국 품종을 재배한 기록이 있다.

당근은 모양, 용도, 색깔에 따라 60여 종의 다양한 품종이 존재한다. 서양계와 동양계 2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재배 품종은 주로 동양계이며 생식용이다. 국내 당근은 대부분 뿌리 색이 주황색이지만 노란색, 보라색 당근도 일부 보급되고 있다.

당근 종류는 고랭지 당근, 가을 당근, 겨울 당근으로 분류된다. 종류에 따라 생산 시기가 달라 1년 내내 출하된다. 겨울에는 주로 제주에서 생산되며 구좌지역의 당근이 유명하다. 특히 겨울 당근은 상품성이 우수하고 저장성도 좋아 출하 기간이 가장 길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자색당근을 국내에서 재배하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외국품종인 자색 당근은 수입했다. 특히 국산 자색 당근은 건강 기능성 식품으로 개발돼 차, 음료, 알약 등으로 출시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건강기능식품으로 개발하고 있는 자색 당근 생산에 성공했다 .사진=pixabay
농촌진흥청은 건강기능식품으로 개발하고 있는 자색 당근 생산에 성공했다 .사진=pixabay

일반 당근의 당도는 약 10브릭스인데 반해 자색 당근은 12브릭스 정도로 높다. 당근 성분인 안토시아닌은 자색 당근이 일반 당근보다 약 30배 더 많으며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10배 많다. 안토시아닌은 주로 보라색이나 푸른색을 나타내는 수용성 색소로 항산화, 항당뇨, 항암, 시력보호, 노화방지 등의 효능을 보인다. 

-당근에 비타민C 흡수 방해 효소?

당근에는 비타민C 섭취를 방해하는 아스코르비나아제라는 효소가 함유돼 있다. 비타민C가 풍부한 음식과 함께 섭취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또한 식초는 당근에 풍부한 베타카로틴을 파괴한다. 당근 요리에 식초를 넣지 않아야 영양소 파괴 없이 효과적으로 섭취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당근의 베타카로틴은 지용성 비타민이기 때문에 기름에 조리해서 섭취할 경우 흡수율이 60~70% 높아진다. 기름에 볶거나 살짝 데친 후 식물성 기름을 조금 뿌려서 먹으면 영양소를 효과적으로 섭취할 수 있다. 당근의 베타카로틴은 껍질에 많다.

특히 당근은 공복에 생즙으로 우유와 함께 마시면 배변 활동에 도움을 준다.

-국산 vs 수입산

당근은 국산과 수입산을 구별하기 쉽지 않다. 해외에서 농산물을 수입할 경우 흙이 묻은 상태로 검역을 통과할 수 없기 때문에 흙 당근은 수입산이 없다. 그러나 세척한 당근 중 국산이 있기 때문에 세척 당근을 구매할 때 구별이 필요하다.

국산은 거친 솔로 세척해 긁힌 자국이 있으며 수입산은 물로만 세척해 긁힌 자국이 없다. 잎의 절단 부분의 특징은 국산은 거칠며 중국산을 깨끗하고 베트남산은 연한 녹색을 띤다.

자료=농산물품질관리원
자료=농산물품질관리원

▲ 영양성분 & 효능

식약처에 따르면 당근의 대표 영양성분은 비타민A, 베타카로틴, 팰캐리놀, 레티놀이다.

베타카로틴은 그리스어 '베타'와 라틴어 '카로타'(당근)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타카로틴(β-carotene)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500여 종류의 카로티노이드 중의 하나다. 녹황색 채소와 과일에 많이 들어 있다. 특히 노란색 주황색 붉은색의 색소명으로 쓰이는 카로티노이드는 식물의 화학물질(파이토케미컬) 중의 하나이며 흔히 알려진 카로티노이드계 성분은 베타카로틴, 루테인, 지아잔틴, 아스타잔틴, 라이코펜 등이다.

당근은 다른 채소에 비해 카로틴 성분이 매우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국립농업과학원에 따르면 당근 100g당 베타카로틴이 5516㎍가 함유돼 있어 고구마(896㎍)의 6배. 망고(560㎍)의 약 10배에 달한다. 단호박은 100g에 3670㎍이다.

비타민A는 함량도 100g에 460㎍으로 풍부해 고구마(75㎍)의 6배 이상이며 망고(47㎍)의 9배이다. 단호박은 100g에 306㎍으로 나타난다.

자료=국립농업과학원
자료=국립농업과학원

미국 보건 연구원에 따르면 비타민 A의 1일 영양소 기준치는 성인 여성 700㎍, 남성은 900㎍이다. 베타카로틴에 대한 하루 권장 섭취량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비타민A 섭취량 기준으로 환산하면 베타카로틴은 하루 여성 4200㎍, 남성 5400㎍이 권장된다.

중간 크기의 당근(200g)을 절반만 섭취하면 베타카로틴의 하루 기준치를 충족한다.

비타민 A의 전구체인 베타-카로틴은 장과 간에서 레티놀로 전환되며, 이는 다시 비타민 A의 형태로 전환된다. 두 가지 성분으로 변환하는 과정은 영양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비타민A는 시력, 성장 및 발달, 면역 3가지의 기본적 생리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 

당근을 섭취하면 산성화된 몸을 중성으로 중화시켜 체질을 개선하는데 효과적이다.

-눈 건강·백내장 예방

당근은 풍부한 베타카로틴과 루테인을 함유해 안구건조증을 예방하고 눈의 피로를 개선할 뿐 아니라 백내장과 황반변성증을 예방해 준다.

베타카로틴은 체내에 흡수되면 비타민 A로 변한다. 비타민 A는 눈의 망막에서 빛을 뇌신경 전달 신호로 바꿔주는 성분으로 눈을 구성하는 세포가 정상적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비타민A가 반드시 필요하다.

루테인은 자외선에 의해 생성된 활성산소를 없애고 눈의 정상세포들을 보호해 시력을 유지한다.

중국 시안 자오퉁 의과대학의 2014년 연구에서 눈의 황반 색소 물질인 루테인과 지아잔틴 섭취량이 하루 300㎍ 증가하면 수정체 주위가 딱딱해지는 핵성 백내장 위험이 3%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9년 미국 임상영양학회지에 따르면 12년간 미국 여성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루테인과 지아잔틴을 꾸준히 섭취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백내장 발생 위험이 무려 22%나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국립농업과학원
자료=국립농업과학원

-암 예방·폐 건강 효과

당근의 주황색을 내는 카로틴은 신체에 흡수되면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한다. 발암물질과 독성물질을 무력화시키고 체내 세포가 손상되는 것을 방지한다. 리코펜은 유방암, 전립선암에 탁월한 방어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폐 건강에도 효과적이다. 카로틴 성분이 몸속의 니코틴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효과로 폐 건강을 돕는다.

-노화 방지·피부, 모발 건강

식물의 엽록체에 존재하는 색소인 카로틴은 세포를 보호하고, 활성 산소를 억제해 피부 재생과 독성 물질로 인해 세포가 노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특히 햇빛으로 인한 피부 손상의 방지를 돕고 비타민C는 피부의 콜라겐 형성을 도와 피부 건강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다. 갱년기 여성의 노화 방지에 효과가 크다.

베타카로틴은 장과 간에서 비타민 A의 일종인 레티놀(Retinol)로 전환하는 특성이 있다. 레티놀은 피부 표피의 세포를 튼튼히 하고 피지선을 활성화하는 물질이다. 피부의 수분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유분을 원활하게 생성한다.

특히 비타민A는 모발의 윤기와 탄력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성분으로 모발 건강에 도움을 준다.

자료=국립농업과학원
자료=국립농업과학원

-다이어트·변비 개선

당근의 열량은 100g당 31g으로 매우 낮으며 베타카로틴은 장운동을 촉진할 뿐 아니라 변비를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당근에 들어 있는 펙틴과 리그닌 성분은 장벽을 보호하기 때문에 설사를 멎게 하는 효능도 있다.

특히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생즙으로 만들어 먹으면 좋다. 우유와 함께 섭취하면 장 속에 비피더스 균을 늘릴 수 있어 배변 활동에 도움을 준다.

-면역력 강화ㆍ동맥경화 예방

녹황색 채소 중 베타카로틴이 함량이 가장 많다. 체내 면역력을 높여주고 피로 해소를 도와 만성 피로를 완화해 준다.

특히 풍부한 리코펜 성분은 혈압과 혈당,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 등 성인병을 예방한다.

당근의 칼륨은 100g에 299㎎으로 몸속의 나트륨과 노폐물 배출을 도와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한다. 식이섬유는 3.1g 들어 있어 동맥과 혈관에 존재하는  콜레스테롤을 제거하고 혈류를 순환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뻐 간강·골다공증 예방

칼슘, 비타민 K 성분은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 노년기 골다공증을 예방하는데 좋다. 

자료=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자료=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 고르는 법

당근은 잔뿌리가 적고 잎을 잘라낸 단면이 작은 것을 고른다. 크기와 모양이 균일하며 흙과 수염뿌리가 잘 제거된 것이 좋다. 색상은 밝은 선홍색을 띠고 검은빛이 없어야 한다. 싹이 나지 않은 것이 좋다.

단단하고 아삭한 느낌이 있으며 당근 고유의 맛이 뛰어나고 썩은 냄새가 없어야 한다. 싹이 난 당근은 긴 유통·저장 기간에 발생한 것이어서 피하는 것이 좋다.

세척 당근의 경우 표면이 매끈하게 잘 다듬어지고 주황색이 진하고 선명하며 검은빛이 없는 것이 좋다. 표면에 상처가 있는 당근은 조직이 물러져 세균과 같은 미생물의 오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당근라페(왼쪽)와 당근조림. 사진=농림축산식품부
당근라페(왼쪽)와 당근조림. 사진=농림축산식품부

▲ 보관법

표면의 흙을 씻어서 물기를 제거한 후 밀봉해 냉장 보관하거나 흙을 제거하지 않고 신문지에 싼 후 서늘한 곳에 보관하면 된다. 당근 보관 시에는 습기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 맛있는 레시피

당근은 생으로 먹기도 하고 주스나, 김밥, 수프, 샌드위치, 샐러드, 볶음 등으로 섭취하지만 각종 요리의 부재료로 많이 사용된다.

당근 고유의 맛과 영양을 섭취하기 위한 당근 라페가 인기다. 라페는 강판에 잘게 간다는 뜻의 프랑스어다. 당근라페는 가늘게 채 썬 당근에 드레싱을 섞어 신선하게 먹는 샐러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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