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 물에 쌈 채소를 담그고 손으로 흔들면서 3회 정도 씻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사진=식품의약풍안전처
받은 물에 쌈 채소를 담그고 손으로 흔들면서 3회 정도 씻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사진=식품의약풍안전처

[소셜타임스=최희주 기자]

채소와 과일을 먹을 때 수돗물에 씻어 먹으면 잔류 농약이 걱정되는 게 사실이다.

농약과 잔류 농약은 다르다. 잔류 농약은 농약이 아니라 농약을 수천 배 희석해 사용한 후 농산물에 남아 있는 아주 적은 양의 농약을 말한다.

농약은 대부분 유기화합물로 탄소, 수소, 질소, 황, 인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원소들의 결합과 배열로 작물에 잘 부착되기도 하고 물에 잘 녹아 이동성이 커지기도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채소나 과일 표면에 부착된 잔류 농약은 공기 중의 산소나 수분, 햇빛에 의해 분해되기도 하고 흡수된 농약도 식물 체내의 효소에 의해 분해되고 감소된다.

국산 농산물은 농약 잔류량이 허용 기준치를 넘지 않도록 농약안전사용기준을 지켜 재배되기 때문에 잔류 허용기준을 초과할 우려는 없다. 하지만 먼지 등 이물질이나 유통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오염물질 등을 제거하기 위해서라도 깨끗이 씻는 게 좋다.

▲ 농약 허용기준 강화제도 적용 엄격 관리

농약 허용 기준 강화제도(PLS, Positive List System)는 농산물별로 등록 농약 이외는 사용을 금지하고, 미등록 농약 또는 잔류허용기준이 설정되지 않은 성분이 검출될 경우에는 불검출 수준인 일률 기준(0.01 mg/kg)으로 적용해 관리하는 제도를 말한다.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농약 사용과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제도다.

농약 잔류허용기준은 농산물에 남아있는 농약을 사람이 평생 동안 매일 섭취해도 건강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에서 농약의 잔류량을 설정한 수치다.

농촌진흥청은 “대부분의 농가에서 농약을 써야 한다면 인체에 해가 없는 범위의 농약과 농도로 제제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9년부터 농약 허용 기준 강화제도를 적용하고 있어 잔류농약 이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전량 폐기로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어 많은 양의 농약을 쓰지 않는 것이 농가의 현실이다.

자료=농촌진흥청
자료=농촌진흥청

▲ 잔류농약 제거법

농진청의 실험에 따르면 상추나 쑥갓을 1회 세척할 때, 바가지에 물을 받아서 씻는 방법이 흐르는 물에 세척하는 것보다 물은 1/4, 시간은 1/3 정도가 절약됐다. 물을 받아 씻는 방법을 3회로 늘렸을 때는 흐르는 물에 1회 씻는 것보다 잔류 농약 제거율은 최대 2배까지 높아지고 물 소비량도 2/3수준으로 낮아졌다.

물을 받아 씻는 방법의 경우 첫 번째 세척 시 제거효율이 평균 31%로 가장 높았고 두 번째 세척은 5%, 세 번째 세척에서는 4%가 제거돼 첫 번째 세척 시 대부분의 농약(농약의 80%)이 제거됐다.

권혜영 농촌진흥청 농산물안전성부 잔류화학평가과 농업연구관은 “실험 결과 물에 담아서 씻는 첫 번째 세척에서 농약 제거효율이 가장 높아 제거되는 농약의 80% 가량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흐르는 물에 쌈 채소를 씻으면 물도 낭비되고 농약 제거도 효율적이지 않다”며 “받은 물에 쌈 채소를 담그고 손으로 흔들면서 3회 정도 씻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대부분의 과일·채소는 꼼꼼한 세척을 통해 잔류농약을 대부분 제거할 수 있다. 겉잎에는 농약이 잔류할 수 있어 겉잎을 2~3장 떼어내고 흐르는 물에 잘 씻으면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식약처가 실험한 ‘세척에 의한 농약의 제거 효과’에서 수돗물, 숯 담근물(1%), 식초물(1%), 소금물(1%)로 세척한 결과, 잔류농약이 80% 이상 제거돼 농약 제거율에는 크게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식초나 소금물이 오히려 영양소 파괴를 가져올 수 있다.

또 상추, 쑥갓, 고추, 파 등 대부분의 채소류 중 잔류농약 제거 효과는 담근 물 넣고 흔들어서 세척하는 것이 더 우수했다. 딸기, 포도, 깻잎은 담근 물이나 흐르는 물로 세척한 경우의 잔류농약 제거 효과는 비슷하게 나타났다.

채소를 담근 물에 넣고 흔들면 물속에서 물과 마찰하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잔류농약 제거 효과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대부분의 잔류농약은 씻거나 조리하는 과정에서 분해돼 쉽게 제거된다. 수돗물에 담가두었다가 흐르는 물에 씻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80% 이상의 잔류농약 제거효과를 볼 수 있다.

식약처는 “식품을 통해 잔류농약이 우리 몸에 축적되는 일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동물실험을 통해 사람의 신체에 축적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 농약만이 농작물 재배에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몸에 들어온 농약은 소변, 대변과 함께 자연스럽게 배설된다는 게 식약처 설명이다. 

딸기는 과피가 약해 꼭지를 떼지 않은 채 물에 1분 동안 담근 후 흐르는 물에 30초 정도 씻어준다 사진=농촌진흥청
딸기는 과피가 약해 꼭지를 떼지 않은 채 물에 1분 동안 담근 후 흐르는 물에 30초 정도 씻어준다 사진=농촌진흥청

▲ 양배추 딸기 등 채소·과일 세척법

잔류 농약은 대부분 잎, 줄기, 과실의 표면에 남게 된다.

요즘 제철인 양배추는 위궤양 치료와 위 건강 개선, 암 예방 등 많은 효능을 지니고 있지만 잔류 농약이 우려된다. 딸기의 경우 과육이 연해 표면에 남은 잔류 농약을 어떻게 씻어야 할지 난감하기도 하다.

국산 과일과 채소는 농촌진흥청의 농약 사용 기준에 따라 재배된다. 특히 양배추는 잎이 안에서 차오르는 채소로 겉잎에 농약이 잔류할 수 있다.

국립식량과학원에 따르면 양배추는 다른 채소들보다 병충해가 심하지 않은 편이지만 배추나 무에 발생하는 거의 모든 병해충이 피해를 줄 수 있어 농약을 사용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우려하는 것과 달리 세척을 통해 제거할 수 있다.

양배추는 용기에 물을 받아 5분 정도 담갔다가 손으로 흔들면서 3회 정도 씻는 것이 가장 좋다. 채를 써는 등 얇게 썰어서 찬 물에 3분 정도 담가두면 남아 있던 농약이 녹아 나오고 이를 다시 물에 헹궈 주는 것도 방법이다. 

딸기는 과피가 약해 잘 무르고 잿빛 곰팡이가 끼는 경우가 많아 곰팡이 방지 처리를 하고 유통된다. 때문에 꼭지를 떼지 않은 채 물에 1분 동안 담근 후 흐르는 물에 30초 정도 씻어준다. 단, 꼭지 부분은 잔류 농약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어 제거하고 섭취하는 것이 좋다.

포도는 송이째 1분 정도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헹군 뒤 섭취한다.

포도 껍질에 도포된 하얀 물질은 과분이며 포도에 포함돼 있는 소르비톨이라는 당분이 표면에 드러난 것이다. 껍질에 가루가 묻어 있는 것은 신선하고 당분이 높은 포도다. 과분은 포도알에 고르게 덮여있지만 농약은 포도에 얼룩진 무늬가 나타난다.

사과는 물에 씻거나 헝겊 등으로 잘 닦아서 껍질째 먹어도 좋다. 단 꼭지 근처 움푹 들어간 부분에 농약 잔류 가능성이 있어 이 부분을 제외하고 먹는다.

상추와 깻잎은 잔털이나 주름이 많기 때문에 농약이 잔류할 가능성이 있다. 다른 야채들 보다 충분히 씻어야 한다. 물에 5분 정도 담갔다가 30초 정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다.

오이는 흐르는 물에 오이 표면을 스펀지 등으로 문질러 씻은 뒤 굵은 소금을 뿌려 다시 문지른 다음 흐르는 물에 다시 세척한다.

파의 경우 하단 부분 보다 잎 부분에 농약이 잔류 가능성이 더 높아 시든 잎과 함께 외피를 한 겹 떼어내 버리고 물로 씻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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