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타임스=최희주 기자]

식품을 한꺼번에 많이 사거나 먹다 남은 음식은 주로 냉동 보관하게 된다. 식품을 냉동하면 미생물의 번식이 정지돼 부패와 변질을 막을 수 있어 오래 보관할 수 있다.

그러나 냉동한 식품을 해동해서 섭취하면 제맛이 아닌 경우가 많다. 특히 너무 오래 보관하면 식품 본연의 맛을 잃어버려 맛이 없다.

왜 그럴까.

냉동식품을 녹이면 맛이 변하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식품에 존재하는 미생물과 효소의 활동 또는 식품 안의 수분이 얼었다가 녹으면서 식품 조직에 손상을 주게 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우선 식품을 냉동시켜도 식품 안에 이미 존재하는 미생물과 효소는 사라지지 않는다. 냉동 상태에서 미생물은 활동을 멈추지만 효소는 약하게나마 계속 활동을 한다.

미생물은 죽는 것이 아니라 성장이 멈춰 활동을 하지 않을 뿐이다. 냉동하면 식품을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이유도 미생물이 냉동상태에서는 활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냉동된 식품이 녹으면서 미생물이 활동할 수 있는 온도까지 올라가게 되면 다시 활동한다. 활동을 재개한 미생물들의ㅈ영향으로 식품에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식품에는 여러 효소가 존재한다. 미생물과 달리 효소는 열처리를 하지 않는다면 냉동상태에서도 멈추지 않고 계속 활동한다. 때문에 식품을 냉동하면 효소의 활동이 활발하지는 않지만 조금씩 맛과 식감이 변하게 된다.

또한 해동된 식품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수분이다. 식품에 존재하는 수분은 얼었다 녹으면서 식품 조직에 상처 입힌다.

식품 조직 사이사이 눈으로 보이지 않는 틈에 물이 많이 존재한다.

갓 튀긴 치킨의 살이 촉촉하고 부드러운 것은 바로 치킨 조직 사이사이에 액체 상태의 수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냉동을 하면 수분이 고체 상태의 얼음결정으로 바뀌고 냉동시간이 길어질수록 얼음결정은 점점 불어난다. 오랫동안 냉동한 식품에 얼음 부스러기 같은 결정이 많아진 이유가 바로 이런 현상 때문이다.

​음식 조직 사이에서 커진 얼음결정은 주변 치킨 조직을 찔러 상처를 입힌다. 상처 입은 음식 조직은 해동해도 다시 원상태로 복구되지 않는다. 때문에 가열해도 갓 조리한 음식과 다른 식감의 맛으로 변하게 된다.

고추를 냉동할 때는 비닐에 넣어서 공기를 최대한 뺀 후 밀폐용기에 담아 보관한다. 사진=농촌진흥청
고추를 냉동할 때는 비닐에 넣어서 공기를 최대한 뺀 후 밀폐용기에 담아 보관한다. 사진=농촌진흥청

▲ 식재료에 따른 해동 방법은

냉동했던 식품을 해동한 후 다시 냉동하면 식재료의 신선도와 맛이 변한다.

특히 여러 번 냉동하고 해동할 경우 식품에 존재하거나 외부에서 들어온 미생물에 의해 오염되기 쉽다. 미생물이나 효소, 수분에 의한 식품의 손상도가 커져 신선도와 맛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내동식품은 올바르고 안전한 방법으로 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동은 냉장실이나 전자레인지를 이용한다.

해동한 식품은 해동 후에 바로 먹는 것이 좋고 남은 것은 냉장 보관하며 빠른 시일 안에 섭취해야 한다.

해동한 식품을 실온에 두면 식품 내부의 온도가 올라가 2시간 이후부터 부패가 시작되며 미생물 증식이 빨라져 쉽게 상한다. 바로 조리하지 않는 경우에는 조리 전까지 냉장실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육류, 어패류 등의 날것은 해동할 때 냉장실로 옮겨 자연해동하는 것이 가장 좋다. 급하게 해동할 때는 재료에 물이 닿지 않게 밀봉된 상태에서 흐르는 물에 해동한다.

식품이 해동되는 동안 미생물이 증식되지 않도록 안전한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특히 해동할 식품을 별도의 용기에 담아 냉장실에 넣고 위아래로 다른 식재료를 겹쳐 쌓지 않아야 교차 오염을 예방할 수 있다.

조리된 냉동식품의 경우 전자레인지로 먼저 해동한 뒤에 데우고, 밥이나 조림 등 촉촉함이 유지돼야 하는 식품은 랩으로 싼 뒤 데워야 수분이 증발하지 않는다.

데쳐서 냉동한 채소는 냉동된 상태로 끓는 물에 넣고 끓여서 해동하면 식감이 부드럽고 조리시간도 줄일 수 있다.

돈가스 등의 바삭한 튀김요리는 내열 접시에 종이타월을 깔고 그 위에 음식을 직접올려서 가열한다.

특히 냉동닭은 해동하는 과정에서 아미노산 등 영양성분이 밖으로 흘러나온다. 풍부한 영양성분을 섭취하기 위해서는 냉장 닭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냉동보관한 과일·채소·생선에서 나타나는 냉동상.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냉동보관한 과일·채소·생선에서 나타나는 냉동상.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 신속하고 안전하게 냉동하는 요령

식품은 -18℃ 이하에서 냉동 보관해야 식품의 고유한 품질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

냉동은 신속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가정에서 식품을 보관하는 냉장고의 냉동실은 급속 냉동고가 아니다. 냉장고의 냉동실은 식품을 천천히 냉동하게 돼 원래의 식감과 맛을 잃는다.

반면 급속냉동을 하면 식품 안의 얼음 결정들이 커지지 않기 때문에 냉동으로 인한 식품의 변화를 최소화할 수 있다.

마트에서 판매하는 냉동식품들이 급속냉동 상태로 유통하는 이유다.

냉동할 식품의 양이 많을 경우 나눠서 빨리 냉동시키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식품 조직 중 수분 결정이 작아 해동할 때 육즙의 손실을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사용할 때 많은 양을 한꺼번에 해동하거나 냉동하는 반복을 피할 수 있어 일정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식품의 수분을 잃지 않도록 랩, 호일, 지퍼백 등으로 밀봉 포장해 냉동 보관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냉동할 식품을 포장할 때 밀봉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수분을 잃어 식품 표면이 건조해지는 냉동상(Freezer burn)이 일어나 식품의 품질이 떨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냉동상은 식품이 산소와 닿아 수분이 날아가 얼어버리는 현상이다. 이때 영양소가 파괴되거나 식품 조직에 변화가 일어나며 식품의 맛과 풍미가 떨어지게 된다.

자료=식품안전정보원
자료=식품안전정보원

▲ 식품별 냉동 보관 기간은 얼마나 되나

모든 식품을 다 냉동 보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양배추, 샐러리, 상추 등 채소는 냉동 보관하면 수분이 증발돼 채소의 조직감이 변하고 품질이 저하되기 때문에 냉동 보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채소류를 냉동 보관 할 경우는 데쳐서 보관하면 품질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크림소스의 경우 냉동 보관하면 응고되거나 층이 분리돼 본연의 맛을 잃을 수 있다. 요거트는 단백질이 응고되고 우유는 냉동 보관했다가 해동하면 덩어리가 생길 수 있다.

달걀은 껍질이 손상돼 오염 가능성이 있으며 캔 제품은 내용물의 품질 변화와 용기가 팽창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냉동식품은 보관 기간이 무한정 늘어나는 게 아니다. 식품 종류별로 냉동 보관 권장 기간을 고려해서 사용해야 한다. 익히지 않은 해산물 2~3개월, 익힌 생선은 최대 1개월, 소시지나 햄의 경우 1~2개월이다.

식품안전정보원은 “냉동 보관은 식품을 오래 보관할 수 있어서 좋지만 너무 오래 보관하면 식품 본연의 맛을 잃어버릴 수가 있다”며 “맛과 신선도를 유지하는 올바른 냉동과 해동법으로 더 맛있고 안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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