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소셜타임스=최희주 기자] 

시금치를 먹으면 뽀빠이처럼 기운이 솟을까.

겨울바람에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천천히 자라는 시금치. 녹색 채소가 귀한 겨울에 더 환영받는 채소다.

줄기의 끝을 땅에 붙이고 사방으로 퍼지면서 잎이 나는 시금치는 로제트 상태로 겨울을 난다. 줄기는 위로 뻗으면서 자라는 것이 아니라 땅에 붙어 사방으로 퍼진다. 하나둘씩 돋아나는 잎도 땅에 바싹 달라 붙어 찬바람을 견딘다.

때문에 시금치는 웬만한 추위에 얼어 죽지 않는다

방사형으로 자란 로제트형 시금치를 최고로 친다. 시금치가 스스로 얼지 않기 위해 잎사귀의 당도를 올리기 때문이다.

시금치는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대 슈퍼푸드’에 속한다.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 연구소에서는 시금치를 슈퍼푸드로 선정했다. 시금치가 ‘채소의 왕’으로 꼽히는 이유다.

시금치는 명아주과에 속하는 식물로 달고 독이 없다. 아프카니스탄 중심의 중앙아시아가 원산지다. 시금치 품종은 크게 동양계와 서양계로 구분한다. 동양계는 ‘겨울 시금치’, 서양계는 ‘여름 시금치’라고 불린다.

우리나라는 시금치를 주로 무침용 나물로 이용하기 때문에 삶은 후 식감이 좋은 동양계 시금치를 선호한다.

시금치 종류는 크게 4종류로 나뉜다. 일반 노지 시금치와 경북 포항에서 재배되는 포항초, 남해에서 자란 남해초, 신안 비금도에서 나는 섬초가 유명하다. 포항초는 해풍을 맞아 옆으로 납작하게 자라며 키가 작지만 맛과 향이 으뜸이다.

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시금치는 국민 나물이라고 불릴 만큼 사계절 밥상 위의 단골손님이다. 주로 나물이나 국거리의 재료로 쓰이며 샐러드로도 많이 활용된다.

시금치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며 특히 비타민C가 많이 함유돼 있다. 시금치 100g의 비타민C는 함량은 비타민C 하루 권장 섭취량의 절반에 해당한다.

특히 시금치는 수산 성분에 신경써야 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시금치에는 수용성 수산(oxalate)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칼슘과 결합하면 수산 칼슘염(불용성 수산)이 만들어져 신장결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심할 경우 결석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 수산 결석의 75%는 수산 칼슘염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시금치의 수산은 시금치에 함유된 칼슘과 철의 체내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데쳐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수산이 물에 잘 용해되기 때문이다.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뚜껑을 연 채 살짝 데치면 영양 손실을 줄이고 쓴맛의 원인인 수산을 증발시킬 수 있다. 수산 제거로 인해 칼슘의 체내 흡수율을 높이고 신장 결석을 예방할 수 있다.

멸치와 김은 칼슘이 풍부해 시금치와는 만나지 않는 것이 좋다.

수산이 들어 있는 시금치와 칼슘이 풍부한 두부도 함께 하면 결석을 유발할 수 있다. 시금치 된장국에 두부를 첨가하거나 시금치 반찬과 두부 반찬을 같은 식사에 섭취하는 것도 좋지 않다.

반면 시금치와 조개는 최상의 궁합이다. 조개는 시금치와 마찬가지로 철분이 풍부해 함께 먹으면 빈혈 예방에 좋다. 시금치와 조개를 넣은 국 요리로 섭취하면 된다.

시금치와 참깨의 조합도 환상이다. 시금치나물을 무친 뒤 참깨를 뿌려주면 참깨의 리진 성분이 시금치의 수산 성분을 약화시키고 칼슘 함량은 늘어 칼슘의 흡수율을 높일 수 있다.

시금치는 보관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농진청에 따르면 시금치를 실온에 3일간 저장할 경우 비타민 C가 40% 소실되고, 7일이 경과하면 극히 소량만 남게 된다. 때문에 밀봉해 냉장(0~5℃)에 보관한다. 냉장 보관은 17일까지도 약 50% 정도의 비타민C를 함유하게 된다.

시금치는 항응고제인 와파린과 상극이다. 와파린을 복용할 경우 한꺼번에 많은 양의 시금치 섭취는 삼가 해야 한다. 혈액응고 작용을 하는 시금치의 비타민K가 와파린의 항응고 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자료=국립농업과학원
자료=국립농업과학원

영양성분& 효능

시금치는 항산화 활성이 우수한 비타민 A의 전구체인 카로틴과 비타민 B6, 비타민 C, 비타민 E가 풍부한 비타민 급원 식품이다.

시금치 뿌리에는 구리와 망간이 들어 있어 몸에 해로운 요산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양질의 식물성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으며 쌀에 부족하기 쉬운 라이신, 트립토판, 시스틴 등 아미노산이 풍부해 영양학적으로 중요한 채소다.

동의보감은 시금치의 효능에 대해 "혈액을 생성하고 출혈을 막으며 눈을 맑게 하고 변비를 없앤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백내장 감소·황반변성 차단

시금치는 채소 중에서 눈 관련 질환을 예방하고 시력을 보호해 주는 루테인과 비타민A가 특히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항산화 성분인 카로티노이드는 수술이 필요한 백내장 위험을 약 22% 감소시키고, 루테인은 노인성 황반 변성을 차단하는 데 도움을 준다.

국가표준 식품성분표에 의하면 시금치 100g당 비타민A 함량은 노지가 588㎍으로 가장 많고, 포항초 420㎍ 하우스 415㎍ 섬초 299㎍ 순으로 나타났다. 

자료=국립농업과학원
자료=국립농업과학원

-암 예방

면역력 강화에 좋은 베타카로틴과 페놀 등의 영양소가 풍부해 암세포의 생성과 번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암을 예방해 주는 엽록소는 위암, 대장암, 폐암 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베타카로틴 함량은 노지 시금치에 가장 많아 100g당 7051㎍으로 섬초 3585㎍의 약 2배에 달한다.

-혈관질환 예방

시금치는 비타민K의 주요 공급원이다. 혈액, 뇌, 뼈, 동맥벽 물질 안에 들어 있는 12가지 단백질이 혈액 응고와 뼈 밀도를 증대시키는 데 비타민K가 중요한 역할을 하며 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노지 시금치의 경우 비타민K가 100g에 449.57㎍로 나타났다. 비타민K의 하루 충분 섭취량은 65~75㎍이다. 

칼륨은 혈관의 노폐물과 독소를 제거하는 효과로 혈액순환을 도와준다.

-피부미용·노화 방지

시금치에 함유된 클로로필 성분은 노화를 촉진하는 유해산소인 활성산소를 없애주는 항산화 작용을 한다. 노화를 막아줄 뿐만 아니라 탄력 있고 윤기 있는 피부를 만드는 데 한몫한다.

특히 항산화제인 비타민C는 채소 중에서 함량이 많은 편이다. 포항초 66.45㎎, 노지 50.44㎎, 섬초 43.91㎎, 하우스 43.7㎎ 순으로 함유돼 있다.

자료=국립농업과학원
자료=국립농업과학원

-골다공증·빈혈 예방

시금치의 엽산과 철분은 적혈구와 헤모글로빈 생성을 도와 철 결핍성 빈혈을 없애주고 뼈를 건강하게 유지하게 한다. 성장기의 어린이나 뼈가 약한 고령층에 도움이 된다.

노지 시금치의 엽산은 100g에 272㎍으로 섬초 99㎍의 약 3배의 함량을 나타낸다. 철분은 포항초가 3.93㎎으로 하우스 시금치의 3배 이상이다.

-치매 위험 감소

엽산과 같은 항산화 비타민은 뇌 신경세포의 퇴화와 노화 현상을 예방해 준다. 기억력 감퇴와 뇌졸중 발병 등과 관련 있는 호모시스테인치의 상승을 억제해 기억력 감퇴 예방과 치매 위험을 감소시키는 데도 효과적이다.

엽산은 태아의 뇌 신경과 척추신경 형성에 중요한 성분으로 세포와 DNA 분열에 관여해 기형아 출생 위험을 낮춰주기 때문에 가임기 여성과 임산부에 도움을 준다.

특히 뇌 기능을 개선해 주는 작용으로 노인들의 치매 위험을 감소시킨다.

자료=국립농업과학원
자료=국립농업과학원

-변비 예방·다이어트

시금치에 들어 있는 사포닌과 양질의 섬유소는 변비 해소에 효과적이다. 식이섬유의 경우 포항초 100g당 3.3g으로 가장 많이 들어 있으며 하우스 시금치는 2.9g으로 나타났다.

시금치는 열량이 낮은데다 양질의 단백질과 무기질 함량이 많아 다이어트와 근육함량에 도움이 된다.  노지 시금치의 경우 단백질이 100g당 4.15g 포함돼 있으며 열량은 29kcal로 매우 낮고 나트륨을 배출해 주는 칼륨이 70㎎으로 풍부해 다이어트를 할 때 섭취하면 좋다.

특히 콜레시스토키닌 성분은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을 분비시켜 식욕 억제와 포만감을 동시에 느끼게 해준다.

시금치를 조리할 때는 밑동이 그대로 붙어 있어야 조리하기 쉽다. 사진=농촌진흥청
시금치를 조리할 때는 밑동이 그대로 붙어 있어야 조리하기 쉽다. 사진=농촌진흥청

▲ 고르는 법

잎이 두꺼우면서 진한 녹색을 띠고 윤택 나는 것이 좋다. 뿌리는 붉고 색이 선명하며 길이가 10~15cm인 것을 고른다.

시금치는 사용 용도에 따라 무침용, 국거리용으로 구분할 수 있다.

무침용은 길이가 짧고 뿌리 부분이 선명한 붉은색을 띠는 것이 좋으며, 국거리용은 줄기가 연하고 길며 잎이 넓은 것을 선택한다. 잎이 건조하거나 황갈색으로 변한 것은 질소의 함량이 낮아 신선도가 떨어진 상품이다.

▲ 손질법

시금치를 조리할 때 밑동이 그대로 붙어 있어야 조리하기 쉽기 때문에 뿌리 부분만 손질하는 게 좋다. 붉은색을 띠는 뿌리 부분에 영양이 풍부해 잘라 내지 말고 칼로 겉껍질을 살짝 긁어낸 뒤 그대로 사용한다.

시금치는 샐러드, 피자 토핑 등 생것을 사용하면 영양 손실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쓴맛이 남아 있어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뚜껑을 연 채 살짝 데치면 영양 손실을 줄이고 쓴맛도 없앨 수 있다.

데쳐 낸 시금치는 흐르는 물에 씻어 떫은맛과 거품 찌꺼기를 제거해서 사용해야 한다.

시금치 피자(맨 왼쪽), 시금치 스무디(가운데), 시금치 연어 스테이크. 사진=농촌진흥청
시금치 피자(맨 왼쪽), 시금치 스무디(가운데), 시금치 연어 스테이크. 사진=농촌진흥청

▲ 보관법

흙이 묻은 상태로 키친타월이나 신문지에 싸서 밀봉한 후 냉장고에 세워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데친 시금치를 보관할 때 비닐 팩으로 밀봉해 냉동 보관한다.

시금치는 에틸렌에 민감해 노화가 촉진될 수 있어 보관할 때 사과, 멜론, 키위 등 에틸렌이 많이 발생하는 과일과 함께 보관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냉장 보관 중인 시금치를 꺼내 물을 뿌려주면 수분이 유지되고 통기가 잘돼 신선도가 유지된다.

▲ 맛있는 레시피

시금치는 대부분 된장국 같은 국으로 끓여 먹거나 데쳐서 무쳐 먹는 나물 형태로 섭취한다. 시금치죽·수프·파스타나 시금치 전·김치 등으로 먹기도 하고 최근에는 연한 잎을 이용해 샐러드로 즐기기도 한다.

시금치 프리타타, 시금치 연어 크림 스튜, 시금치 스무디 등 이색 요리도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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