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부위 중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삼겹살. 사진=농촌진흥청
돼지고기 부위 중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삼겹살. 사진=농촌진흥청

[소셜타임스=최희주 기자]

고기는 우리 식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식재료 중 하나다. 특히 소고기보다 가격이 저렴한 돼지고기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버릴 게 없을 정도로 영양만점 식품으로 꼽힌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삼겹살과 목살을 불판에 구워서 즐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전망 2023 리포트'에 따르면 2022년 한국인 1인당 육류 소비량은 58kg로 나타났다. 육류 소비량이 2012년 41kg에서 지난해 58kg으로 10년 만에 42% 증가했다. 이 중 돼지고기가 32.31kg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22년 소비자 조사에서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돼지고기 부위는 삼겹살(62.8%)로 압도적이었다. 그 뒤로 목심(21.5%), 갈비(8.6%), 안심(2.3%) 순으로 나타났다. 등심, 앞다리살과 저렴한 뒷다리살도 많이 찾는다.

농촌진흥청 2022년 ‘소·돼지 고기 소비 실태 및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가정에서 돼지고기를 주 1회 이상 먹는 비율은 78%로 나타났다.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삼겹살은 근육 지방층이 세 겹으로 쌓여있으며 육질이 부드럽고 풍미가 좋으며 지방 함량이 많아 씹을수록 고소하다.

목살은 근육 사이에 소량의 지방이 분포하고 부드럽고 풍미가 좋다.

돼지고기는 주로 불에 구워서 섭취한다.

돼지고기를 높은 온도에서 튀기거나 바비큐를 하는 경우 유해 물질인 헤테로사이클릭아민(Heterocyclic amine, HCAs)이 많이 생성될 수 있다.

헤테로사이클릭아민은 근육 중의 아미노산과 크레아틴이 반응해 생성되는 인체 유해 물질로 100℃ 이하에서는 거의 생성되지 않는다. 하지만 200℃에서 250℃로 올릴 경우 3배나 많이 생성된다. 유해 물질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는 가급적 삶거나 쪄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돼지고기는 100℃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 조리하고, 고온에서 조리할 경우에는 짧은 시간에 조리하며 마늘, 양파 등의 천연 향신료를 넣어 함께 조리하는 것이 헤테로사이클릭아민 생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돼지고기 근육에는 갈고리촌충이라는 기생충이 존재하기도 한다. 갈고리촌충은 77℃ 이상의 온도에서는 사멸되므로 돼지고기는 완전히 익혀서 섭취해야 한다.

국산 돼지고기는 수입산보다 맛과 영양이 뛰어나다. 그러나 할당관세를 적용받는 수입 돼지고기의 가격이 약 40% 저렴해 수입량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국산 돼지고기는 식탁까지 3-7일, 수입 돼지고기는 유통, 검역 절차로 한 달 이상이 소요되며 대부분 신선한 냉장육이 아닌 냉동육 상태다.

전문가들은 수입산은 냉동상태를 해동할 때 영양소 파괴가 많고 구울 때 육즙이 빠져나가 국산 보다 맛과 영양이 떨어진다고 설명한다.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농촌진흥청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농촌진흥청

▲ 부위별 특징과 용도

돼지기는 부위별로 맛과 사용하는 용도가 다르다.

삼겹살은 지방이 세 겹으로 층을 이뤄 구이용으로 부가가치가 매우 높다. 단백질 함량은 적지만 지방의 고소한 맛과 부드럽고 풍미가 좋아 구이나 보쌈, 베이컨용으로 많이 이용한다.

여러 개의 근육으로 구성된 목심은 살코기와 지방의 비율이 어우러져 풍미가 좋고 부드럽다. 주로 커틀릿, 소금구이, 전골, 보쌈, 주물럭 등으로 쓰인다.

갈비는 삼겹살을 제외한 나머지 부위인 갈비의 1~5번째 부위를 말한다. 근내지방이 많아 고기즙이 풍부하고 향이 진하며 갈비뼈에서 우러나는 뼈 국물도 구수하며 특유의 감칠맛이 난다. 육질이 쫄깃하고 풍미가 좋아 구이, 찜, 바비큐로 요리해서 먹는다.

안심은 저지방 고단백 부위로 담백하고 운동을 적게 해 육질이 연하고 부드럽다. 허리뼈 안쪽 복간에 노출된 근육이 육즙이 많고 부드럽고 풍미가 좋다. 주로 탕수육, 구이, 스테이크, 돈가스, 꼬치구이 등으로 조리한다.

지방이 적은 등심은 운동량이 적어 육질이 부드러운 데다 단백질 함량이 많아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이 풍부하다. 스테이크, 장조림, 돈까스, 탕수육, 폭찹 등에 좋다.

앞다리의 경우 지방이 적고 살코기 함량이 많아 잘게 썰거나 다진 요리에 적합해 불고기, 찌개, 육개장, 수육 등 조리 용도가 다양하다. 뒷다리도 지방이 적고 살코기가 많아 불고기, 주물럭, 탕수육, 장조림 등에 쓰이며 가공용으로도 많이 쓴다.

앞다리와 뒷다리는 돼지고기 생산량의 약 40%를 차지한다.

함량=국가표준 식품성분표
함량=국가표준 식품성분표

▲ 영양성분& 효능

돼지고기는 부위별로 영양 차이가 크다. 특히 지방함량과 열량이 크게 차이 난다.

돼지고기의 핵심 영양성분은 단백질과 비타민 B1, 지방이다. 특히 국산 돼지고기는 비타민B1, B2, E가 풍부해 피부 탄력과 피로회복에 효과적이며, 각종 무기질이 풍부해 어린이 성장발육에도 좋다. 그뿐만 아니라 철분이 다량 들어 있어 빈혈까지 예방하는 영양 만점 식품이다.

돼지고기는 일반적으로 살이 찌는 고지방 식품으로 여긴다. 그러나 삼겹살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부위가 고단백 저지방 식품이다. 다이어트 중에는 삼겹살 대신 지방이 적은 목심 등의 부위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돼지고기 등 육류의 단백질은 9가지 필수 아미노산을 균형 있게 함유하고 있으며, 필수 불포화지방산인 리놀레산이 풍부해 콜레스테롤 억제하기 때문에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또한 비타민 B1과 메티오닌 성분이 많고 몸 안의 노폐물을 배출하는 효능이 있어 간장을 보호하고 피로회복에도 효과적이다.

한국식품연구원에서는 돼지고기 섭취 시 혈중 중금속 농도가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중금속 등 유해 물질에 노출되는 환경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에게 6주간 돼지고기를 먹도록 하자 체내 납, 카드뮴 등 중금속 함량이 줄어든 것이다.

한동하 한의학박사는 “동의보감, 중약대사전, 본초강목 등 한의학에서도 돼지고기가 해독 작용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 다수 기술돼 있다”며 “실제로 돼지고기는 폐를 촉촉하게 하는 성질을 갖고 있어, 폐기관지 섬모운동을 강화해 폐기관지로 들어온 이물질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동의보감에는 성장기 어린이와 노인의 허약을 예방하고 수은중독과 중금속의 독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고 소개한다.

함량=국가표준 식품성분표
함량=국가표준 식품성분표

-단백질 등심·지방 삼겹살 가장 많아

돼지고기의 저지방 부위는 단백질이 풍부해 다이어트 식품으로 적합하다. 돼지고기 안심, 뒷다리살에는 닭 가슴살의 약 1.3배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

국가표준 식품성분표에 따르면 한국인이 선호하는 7대 부위의 단백질 함량은 100g당 등심 23.33g으로 가장 많으며 안심 22.21g, 뒷다리 20.88g으로 나타났다. 저지방 부위에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다.

그 뒤로 앞다리 20.21g, 갈비 17.77g, 목심 17.29g이었고 지방이 많은 삼겹살의 단백질 함량은 13.9g으로 확인됐다.

소고기(등심)의 경우 단백질 함량은 100g에 15.61g, 닭 가슴살은 22.97g이다.

돼지고기의 지방 함량은 삼겹살이 33.31g으로 가장 많이 함유돼 있으며 안심은 3.15g으로 가장 적었다. 삼겹살은 안심보다 10배 이상 많은 지방을 함유하고 있다.

삼겹살을 제외한 돼지고기 6대 부위의 지방함량은 100g당 갈비 17.06g, 목심 16.36g, 앞다리 7.87g, 뒷다리 4.97g, 등심 4.58g, 안심 3.15g으로 소고기(등심) 26.3g보다 적다. 반면 닭 가슴살의 지방 함량은 0.97g에 불과하다.

지방 함량이 많은 부위는 열량도 높아 삼겹살 100g당 372㎉로 나타났다. 반면 지방이 적은 안심의 경우 123㎉로 삼겹살의 3분의 1수준이다.

삼겹살에 이어 갈비(236㎉), 목심(227㎉), 앞다리(1592㎉), 등심(142㎉), 뒷다리(135㎉) 순이었다.

소고기(등심)의 열량은 313㎉, 닭가슴살은 106㎉이다.

함량=국가표준 식품성분표
함량=국가표준 식품성분표

-두뇌활동·학습능력 향상 도움

돼지고기에는 비타민B1이 풍부하다. 비타민 B1은 단백질, 탄수화물, 지질로부터 에너지를 생성하는데 보조효소 역할을 하는 영양소다.

젖산 생성을 억제해 피로회복에 도움을 주고 무기력증, 식욕감퇴 등 증세를 완화하고 위, 장, 심장, 근육 등의 정상적인 운동기능을 유지시킨다.

비타민B1은 피로물질인 젖산 생성을 막아 신경 불안정 증상 개선에 효과적이다. 비타민B1에 알리신이 더해지면 알리티아민 성분이 생성돼 비타민B1 흡수를 5~6배 높일 수 있다.

특히 신경전달 물질의 생합성에 관여해 두뇌의 활동을 도와 학습능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성인의 비타민 B1 1일 권장섭취량은 남자 1.2㎎, 여자 1.1㎎이다. 

7대 부위 중 비타민 B1이 가장 많은 부위는 안심으로 100g당 0.868㎎이 함유돼 있다. 이는 소고기(0.019㎎)의 45배이며 닭 가슴살의 4.27배에 달한다. 돼지고기 안심 100g을 섭취하면 비타민B1 하루 섭취량의 70% 이상 채울 수 있다. 

삼겹살은 0.479㎎으로 가장 적게 들어 있다.

함량=국가표준 식품성분표
함량=국가표준 식품성분표

-피부·모발관리 도움

‘몸에 좋은 지방’이라 알려진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해 미세먼지로 약해진 피부와 모발 관리에 도움이 된다.

특히 리놀레산은 풍부해 100g당 3391.56㎎으로 소고기 등심 (478.23㎎)의 7배, 닭 가슴살(168.42㎎)의 20배에 달한다.

목심과 갈비는 각각 1896.15㎎ 1447.88㎎이며 안심의 경우 462.22㎎으로 가장 적었다.

-면역력 강화

돼지고기는 면역체계를 구성하는 단백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 B군이 풍부해 면역세포 활성화와 피로 회복에 좋다.

비타민 B1(티아민)은 마늘, 양파, 생강 등에 함유된 ‘알리신’과 결합해 알리티아민을 형성하며 비타민 B1의 흡수를 10~20배 높인다. 신진대사를 활발히 하고 피로회복에 도움을 주어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준다.

비타민 B1은 결핍 시 피로, 두통 등이 발생하고, 장기적인 결핍 시에는 각기병, 우울증, 심부전 등의 위험이 높아지니 반드시 보충이 필요하다.

-공해물질 배출

풍부한 아연, 셀레늄, 아미노산 등은 신장에서 메탈로치오넨(Metallothioneins)을 생성해 중금속을 흡착,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수은, 납 등의 공해물질을 체외로 배출한다.

면역기능을 강화하고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기능을 향상시키는 셀레늄이 고단백질 식품인 육류 중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다.

셀레늄은 등심에 가장 많아 100g당 23.09㎍이며 가장 적게 들어 있는 부위는 삼겹살로 15.44㎍로 나타났다.

소고기(등심)는 20.17㎍, 닭 가슴살은 10.1㎍이다.

자료=국가표준 식품성분표
자료=국가표준 식품성분표

-어린이 성장발육

돼지고기에는 인, 칼륨 등이 많이 들어있으며 각종 무기질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 학생, 수험생의 영양식으로 좋다.

-시력감퇴 예방 신경전달물질 활성화

돼지고기는 아연, 철분 등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데, 아연은 면역체계를 유지하고 염증을 완화하며, 노화로 인한 시력 감퇴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철분은 몸의 이곳저곳으로 산소를 운반하고 신경전달물질을 활성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돼지고기 고르는 법

돼지고기를 구입할 때는 고기가 탄력이 있고 선홍색을 띠며 절단면이 매끄러운 것을 고른다. 지방은 희고, 견고하게 굳어 있어야 돼지고기 고유의 맛과 향이 살아난다.

▲ 요리 비법

돼지고기 고르는 요령 못지않게 맛을 좌우하는 비결은 지방 차이 등 부위별 특성에 따라 적정 온도에서 굽는 것이다.

농진청은 “삼겹살과 목심은 약 250도 팬에서 굽고, 뒤집는 횟수가 적어야 육즙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함량이 적은 구이용 부위는 굽는 온도를 낮춰 약 100∼110도 사이에서 굽고, 불판 위에 적당량의 지방을 올려 두면 타지 않고 촉촉하게 구울 수 있다.

돼지고기와 함께 먹으면 좋은 새우젓, 표고버섯, 비지.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돼지고기와 함께 먹으면 좋은 새우젓, 표고버섯, 비지.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 환상 궁합 식품

돼지고기와 함께 먹으면 좋은 식품으로 새우젓과 표고버섯, 비지 등 콩제품을 꼽을 수 있다.

돼기고기는 지방함량이 높아 소화가 잘 되지 않을 수 있다. 새우젓을 함께 먹게 되면 새우젓에 들어 있는 지방분해효소인 리파아제(lipase)가 돼지고기의 지방을 분해해 소화를 돕는다.

표고버섯은 섬유질이 풍부하고 특유의 향이 있어 돼지고기의 누린내를 없애는 데 도움을 준다. 표고버섯에 들어 있는 에리다데민(eridademin) 성분은 혈액 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주는 역할을 한다.

돼지고기를 비지 등 콩과 함께 조리하면 콩 속의 불포화 지방산과 비타민 E, 레시틴 성분들이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것을 막아 혈관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준다. 특히 레시틴 성분은 몸에 좋은 고밀도(HDL) 콜레스테롤은 증가시키고 나쁜 저밀도(LDL) 콜레스테롤은 낮추는 작용을 한다.

부추는 육류 중에서도 돼지고기와 궁합이 좋다. 부추에 함유돼 알리신 성분 덕분이다. 돼지고기에 풍부한 비타민B1에 알리신이 더해지면 알리티아민 성분이 생성돼 비타민B1 흡수를 5~6배 높일 수 있다.

저작권자 © 소셜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