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타임스=최희주 기자] 

이야기를 하는 도중 갑자기 단어가 빨리 생각이 나지 않을 때가 있다. 약속 등을 깜빡하는 경우나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전혀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자주 생긴다면 치매 전조증상을 의심해야 한다. 치매는 기억력 저하뿐만 아니라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다.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도 아니다.

흔히 건망증과 치매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건망증은 사건이나 경험의 내용 중 일부분을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치매는 그런 사건이나 경험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한다. 건망증은 기억나지 않던 부분이 어느 순간 다시 떠오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치매 환자에서는 그런 경우가 거의 없다.

미국 알츠하이머 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7초에 한 명꼴로 치매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치매 환자가 5,000만 명이 넘고 2030년에는 7,800만 명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도 65세 이상 인구에서 치매 유병률은 10.3%에 달한다.

치매는 주로 노년기에 걸리는 질병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요즘은 젊은 나이에도 찾아온다. 우리의 뇌는 영양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면 인지 장애나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다.

달걀 사진=농촌진흥청
달걀 사진=농촌진흥청

두뇌 건강을 위해서는 패스트푸드, 청량음료, 담배는 피하는 것이 좋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에 의하면 과음과 폭음은 인지장애의 확률을 1.7배 높인다. 중년기부터 많은 음주를 한 사람은 노년기에 인지장애를 보일 확률이 2.6배 높다.

흡연자의 치매 발병 위험은 비흡연자에 비해 1.59배 높고 현재 흡연하는 경우 비흡연자에 비해 2년 후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릴 확률이 3배 높다. 그러나 과거에 흡연을 했더라도 금연 6년 이상이 지나면 인지장애의 확률이 41% 감소한다.

노인의 인지건강에 영향을 주는 생활습관 요인에 대한 논문 분석 결과, 생선, 채소, 과일, 우유 등의 섭취가 인지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는 '치매예방 3·3·3 수칙'으로 ▲3권(즐길 것, 운동, 식사, 독서) ▲3금(참을 것, 절주, 금연, 뇌손상)  ▲3행(챙길 것, 건강검진, 소통, 치매 조기 발견)을 제시했다.

우리의 뇌는 60퍼센트가 지방으로 구성돼 있다, 유해산소의 공격을 받아 지방이 산화되면 유해 물질인 과산화지질로 전환된다. 뇌를 건강하게 관리하려면 지방이 산화되지 않도록 항산화 성분을 공급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항산화제는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뇌 노화나 신경 퇴행성 장애와 관련된 세포 스트레스와 염증을 감소시킨다.

뇌의 기억과 치매, 뇌졸중 등을 예방해 건강한 뇌를 만드는 식품에는 어떤 게 있을까.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  콩

콩은 식물성 식품 중에서 뇌 발달에 필수적인 콜린과 레시틴을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다. 레시틴 성분은 인지질의 일종으로 지방산과 콜린으로 구성돼 있다. 콜린은 뇌에서 기억력을 향상시키고 집중력을 높이는 신경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의 재료로 두뇌 발달과 노년기 치매 예방에도 뛰어난 효능이 있다.

특히 검은콩에 풍부한 레시틴은 지구상에서 유일한 천연 유화제로 꼽힌다. 레시틴은 혈관벽과 세포에 쌓인 콜레스테롤과 노폐물을 녹여 체내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촉진해 성인병 예방, 체내 독소 제거에도 효과가 탁월하다.

오메가-3와 오메가-6 지방산은 학습 기능 향상에 도움을 주며 이소플라본은 뇌 기억력 증진에 작용한다.

콩을 발효시키면 뇌 발달에 필요한 글루탐산이 생성돼 건강한 뇌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포스파티딜세린은 뇌세포 막을 강화시켜 세포가 파괴되는 것을 막아준다. 미국에서는 포스파티딜세린을 치매 치료제 성분으로 쓰고 있다.

또 콩에는 필수아미노산과 비타민류, 칼슘, 식이섬유, 혈중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는 지방 성분도 들어 있다.

사진=농촌진흥청
사진=농촌진흥청

▲  호두

뇌를 닮은 호두는 두뇌 발달과 노화 예방에 도움을 주는 식품이다.

브레인 푸드로 손꼽히는 호두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고 리그난, 미네랄, 비타민 성분이 많다.

특히 손상된 뇌세포 회복을 돕는 레시틴과 세포막을 구성하는 불포화 지방산, 뇌 신경을 안정시키는 칼슘 등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 있다. 미네랄은 신경세포를 안정시키고 두뇌 활동을 활발하게 한다.

오메가-3 지방산의 일종인 알파리놀렌산과 폴리페놀은 뇌 노화를 억제하며 기억력을 높이는 아세틸콜린의 분해를 막는다.

항산화 성분인 비타민 E도 많이 들어 있어 뇌의 유해 물질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 호두뿐만 아니라 땅콩, 잣, 아몬드 등의 견과류에도 비타민 E가 풍부하다.

뇌의 건강과 혈관의 노화 방지, 호흡기 질환에 좋은 효과를 보인다. 고혈압과 동맥경화의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매일 견과류를 한 줌씩 먹으며 뇌를 보호하는 다양한 성분을 섭취할 수 있다. 호두는 하루 2~3개 섭취하면 뇌를 자극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사진=농촌진흥청
사진=농촌진흥청

▲  블루베리

‘브레인 베리’라는 별명을 가진 블루베리의 보라색 색소 성분인 안토시아닌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암과 노화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중화한다.

안토시아닌은 인지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뇌신경 손상의 원인이 되는 염증 발생을 억제해 치매 예방에 좋다.

또한 혈관에 쌓인 유해산소를 없애 혈액순환을 좋게 하며 체내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동맥경화와 뇌졸중 예방에 좋다. 특히 블루베리의 씨와 껍질에 안토시아닌이 많이 들어있어 씨까지 섭취하는 것이 좋다.

사진=농촌진흥청
사진=농촌진흥청

▲  홍삼

농촌진흥청의 시험 결과 홍삼의 진세노사이드 성분이 뇌에서 에너지로 사용되는 포도당의 흡수를 도와 뇌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기억력을 높인다. 홍삼이 기억력과 사고력을 담당하는 뇌 전두엽이 더 활발하게 작용해 알츠하이머 치매환자의 기억력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서울의료원의 연구결과도 있다.

특히 홍삼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면역력 증진, 피로개선, 혈행 개선, 기억력 개선, 항산화 작용 등 5가지 효능에 대해 인정받은 식품이다.

인삼은 대표적인 기능성 성분인 사포닌을 포함해 유용한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뇌 기능과 관련된 신경세포의 작용을 촉진하며 몸의 면역력은 물론 피로와 스트레스에 도움을 준다.

▲  달걀

달걀노른자에도 콩에 풍부한 콜린 성분이 들어있다. 콜린 성분은 뇌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주며 기억력이나 학습 능력의 발달을 돕는 물질이다.

노른자에 함유된 레시틴 또한 기억력을 높이고 치매 예방을 도울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어린이의 IQ와 EQ를 올리는데도 효과적이다.

눈의 망막을 보호하는 루테인과 제아잔틴을 함유하고 있어 눈 건강에 효과적이다. 시금치와 같이 먹으면 효과가 더 좋다.

달걀에는 비타민 A, D, B 군이 풍부해 비타민 C가 많은 채소·과일을 곁들이면 하루 영양소 섭취에 손색이 없다.

고등어 사진=수협중앙회
고등어 사진=수협중앙회

▲  고등어

숨겨진 영양의 보고인 고등어는 단백질과 지질이 풍부한 고열량 식품으로 지질 함유량이 다른 어종에 비해 약 20% 많다.

특히 불포화지방산인 DHA와 EPA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 오메가-3 지방산을 구성하는 DHA와 EPA는 뇌세포 막을 둘러싸고 있는 신경세포와 같은 성분이다. 뇌 활동 촉진과 뇌의 정상적인 기능으로 치매예방뿐만 아니라 기억력과 학습능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전 생성을 막는 효과를 뇌 혈류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 이로 인해 동맥경화, 혈전증, 고혈압, 심장질환 등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맛이 고소해 구이, 조림으로 즐겨먹지만 최근에는 횟감으로도 인기가 높다. 몸에 좋은 영양 성분이 많아 국민 생선으로 불리는 데 손색이 없다.

사진=해양수산부
사진=해양수산부

▲  연어

연어는 미국의 ‘타임’지가 선정한 10대 슈퍼푸드 안에 속한 유일한 수산물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연어에는 DHA와 EPA 등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해 뇌 발달을 돕고 기억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연어의 오메가-3 지방산은 뇌세포를 만들고 복구하는 데 도움을 준다. 뇌신경 세포의 막을 유지하고 강화해 주는 것은 물론 뇌 혈류를 증가시켜 뇌세포에 영양분과 산소가 더욱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오메가-3 지방산은 특히 어린이의 뇌 발달이나 치매 예방, 건망증 예방에 좋다.

지방산의 섭취 부족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와 치매 같은 정신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

오메가-3 지방산 혈관 질환을 낮추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데도 효능을 보인다.

지용성인 DHA를 더 효과적으로 섭취하려면 생선구이를 할 때 기름을 바르지 않고 센 불에서 빨리 굽는 것이 좋다. 연어를 고를 때는 살코기의 색이 선명하고 비린내가 적게 나고 풋풋한 바다 냄새가 많이 나는 게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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